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지, 개학이 미루어져 ,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집콕 하고 있는 요즘은 정말 힘든 시기이다. 너도 나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공용주택에 사는 이웃간의 불편한 마음도 높아져 간다. 어제는 처음으로 밑에 집 아저씨께서 올라와 항의를 하셨다. 생애 처음 받아보는 항의에 당황하여 손에 고무장갑을 낀 채 홈웨어차림으로 문을 열고 욕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말씀하는 방식이 너무 지나쳤지만, 아이들이 콩콩 소리를 내며 걸어 다니는걸 알기에, 죄인마냥 그냥 죄송하다 사죄드릴 수밖에 없었다. 문을 닫고 돌아서는 내 얼굴은 붉은 색의 홈웨어 마냥 빨개져 있었다. 아이에게 당장 화를 내 뱉을 수는 없어 설거지를 마쳤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집에서 거의 3주간 갇혀있는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한번 하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큰아이가 귀찮은 듯이 “엄마가 2번 다녀오시면 되잖아요”라는 말에, 나의 마음속에 있던 분노가 튀어나왔다.
내가 누구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다니며 학부모에게 욕을 먹고, 아랫집 아저씨에게 사죄하며, 열심히 사는지 모르나? 저 아이들에게 엄마란 고작 쓰레기를 2번 버려주는 존재인가? 화가 들끓었다. 어찌 할수 없는 코로나상황(집밖에 못나가는)으로 일어난 일이라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걸로 대화를 끝냈지만, 마음속에 들어찬 화기는 가라앉히기가 힘들었다. 주체 할 수 없는 마음에 그냥 무작정 집을 나왔다. 열을 식히기 위해 내가 평소 좋아하던 카페로 향했다. 커피 한잔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7살짜리 동생을 마스크까지 씌워서 길 따라 내려오고 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그 와중에 잘못한걸 깨달았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화났던 마음은 피식 웃음으로 돌아서고, 아파트 장터에서 소떡(소세지떡)을 사주며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의 마음은 왜 화가 났을까? 아이가 그냥 웃자고 한 말일수도 있고, 평상시 같았으면 그냥 웃고 넘겼을 수도 있을 말에 왜 화가 났을까?
명상에서 말하는 내 마음 알아차리기로 멀리 떨어져 객관적으로 보고자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3주간 도무지 혼자 있는 시간이 없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마음이 회복되는데, 혼자 있는 시간을 내지 못하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다. 혼자 있는 시간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것처럼, 각자 마음의 여유를 허락해 주는 시간은 누구나 필요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