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리원에 가지 않는 이유
산후조리원은 필수?
저는 임신 24주 차 임산부입니다. 임신 초기에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산후조리원 예약을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늦어도 12주 차가 되면 대부분의 산모들이 예약을 끝낸다고 빨리 서두 드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산후조리원은 많고 원하면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예약을 하지 않고 있다가 21주 차 정도에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너무 비싼 조리원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2주 기준으로 거의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 곳이 평균적으로 350만 원 정도 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너무 비싼 가격에 정말 놀랐습니다.
예전에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나라에서 산후조리원 비용을 지원해 주자 조리원들이 일제히 지원금만큼 가격을 올렸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더욱 놀랐어요. 나라에서는 산모들을 위해 지원을 해줬는데 조리원에서 그만큼 올려버리면 결국 산모 소비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동일한 거니까요.
결국 지원비의 혜택은 산모 소비자들이 아닌 조리원이 이익을 챙기며 누리게 되었습니다.
다 가는데 너만 안 가게?
비싼 가격에 놀랐지만 주변에 물어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조리원을 다녀와서 추천하는 것을 보고 일단 집 근처에 있는 조리원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물론 장점도 있었습니다. 산모가 편히 쉴 수 있도록 아기를 돌봐주고 소아과 의사가 회진을 돌면서 진찰도 해주고 모든 끼니와 간식까지 챙겨준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초보 엄마들을 위한 아기 목욕법, 수유법 등을 알려주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나도 필요할까?
하지만 만약 이런 것들을 집에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면? 남들이 다 가니까 나도 간다는 판단 대신 실제로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저의 이런 고민을 엄마와 함께 논의하다가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친정엄마가 산후조리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얻은 후 딸 산후조리를 해주기도 한다던데' 저희 엄마는 평소 호기심도 많고 적극성과 추진력, 행동력이 큰 장점인 리더형 이신데요. 그래서 이번에도 큰 고민 없이 엄마가 교육 이수해서 저를 봐주겠다고 하셨어요. 저로서는 집에서 편히 쉬며 맛있는 엄마의 밥도 먹고 또 남이 아니라 할머니가 저의 아기를 봐주시는 것이니 훨씬 마음도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의 가치관
저는 자연분만 후 초유부터 모유수유도 최대한 많이 해주고 싶고, 조리원에 가더라도 모자동실을 24시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집에 있으면 그런 면이 충족되어 더욱 좋을 것 같았어요. 최근 읽은 책에 의하면 아기는 태어난 후부터 3년까지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고 아기의 반응에 엄마가 대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소중하게 얻은 아기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해주고 싶었고 저 또한 아기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난 나의 길을 간다.
저의 이런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 중 일부는 '지금은 그렇겠지. 막상 해보면 다르다. 힘들어서 어쩌려 그러냐.' 이런 말을 하기도 해요. 걱정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제가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말만 듣고 휩쓸려 결정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분명 제가 선택한 길에도 다른 길에는 없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 믿어요. 그리고 그 장점들은 제가 추구하는 육아 방식이나 방향성에도 적합할 것입니다.
결국 저는 고민 끝에 계약했던 조리원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리원 비용은 다른 곳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출산 후 마사지, 산후 운동 등록 등 건강 회복 활동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임신으로 산후조리원 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마냥 휩쓸려서 하기보다는 본인의 상황과 방식에 맞춰 고민 후 선택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모든 산모분들의 건강과 순산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