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동기들과의 모임
저번주 주말에는 오랜만에 대학교 학회 동기들과 모임이 있었습니다. 반포 몽중헌에서 총 6명이 모였어요. 모임 일정이 잡히고 약속일자가 다가올수록 더 기다려졌습니다. 모임에서 저와 함께 유일하게 여자인 여자 동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다른 친구들과도 오랜만에 만날 생각에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고 싶었어요.
# 가지각색
김해에서 올라와 까무잡잡한 피부에 항상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동기오빠는 노무법인 대표가 되었습니다. 사진 찍을 때마다 힙한 표정을 짓던 친구도 노무사로 일하고 있어요. 은행 공채로 입사해 얼마 안 다니고 돌연 로스쿨 행을 택하더니 결국 최근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친구도 있었어요. 대학 때부터 개그맨 지망할 정도로 웃기던 동기는 임원을 꿈꾸며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은행에 다니고 있는 한 친구는 최근 척추 암 수술을 받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한 친구는 최근에 출산하고 3개월 만에 복귀하여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이렇게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인데요. 막상 다 같이 모이면 대학생 때처럼 시답잖은 농담과 추억 회상으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냅니다. 묵묵하던 동기오빠는 여전히 다른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미소만 짓고 있고 개그맨처럼 웃기던 친구는 여전히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이렇게 모이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들로 마치 20살이 된 것처럼 웃고 떠들게 됩니다.
# 소중한 녀석들
그렇게 모여 추억을 회상하다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해요. 저도 기억하지 못하는 저의 20대 모습을 이야기해 주는 친구들 덕분입니다. 나도 모르는 나의 20대를 기억하고 함께 추억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 안에서 함께 웃고 떠들면서 발견하게 되는 저의 모습도 참 좋았어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화를 하는 내내 서로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배려해 주는 모습도 정말 보기 좋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렇게 조건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아껴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뭉클하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든든한 친구들
서로 전문분야가 다르다 보니,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친구는 보험회사 친구에게 상담하기도 하고 법적인 문제를 겪는 친구는 변호사 친구에게 조언을 얻기도 합니다. 노무사인 친구들은 저를 볼 때마다 회사에 괴롭히는 사람은 없냐며 해결해 주겠다고 언제든 말하라고 하기도 해요. 수업 빼먹고 뒷동산에서 짜장면 시켜 먹던 친구들이 이렇게 멋지게 성장해서 서로를 도와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서로 먼저랄 것 없이 계산을 하기도 하고 모임을 위해 노력해 준 친구에게 다들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어요.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은 함께 있는 것 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기에 충분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인생의 동고동락을 함께 축하하고 슬픔을 나누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