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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가 만나게 될 아름다운 세상

by 애지

남편과 저는 둘 다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닙니다. 학창시절 모임을 정기적으로 한다던가 어울려서 노는 무리가 있거나 하지 않아요. 학창시절 통틀어 가장 친한 친구 두세명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임신해서도 주변 친구들로부터 아기 용품을 물려받거나 선물을 받을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임신하면 주변에서 많이 물려주거나 한다는데 우리는 둘 다 친구도 거의 없어서 그럴 일이 없겠다."

"그러게. 사면 되지 뭐."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요즘 일어나는 일이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임신 소식을 안 뒤 도련님이 트립트랩과 뉴본 세트를 선물해 줬어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엄청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동서는 거기에 아기 기저기 갈이대까지 선물해줬어요. 당근으로 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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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는 아기 키울 때 도움되었던 책들이라면서 책을 잔뜩 선물해줬어요. 벌써 스와들업 같은 아기 옷을 전해준 동료도 있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았던 유관부서 동료인데 오히려 저에게 아기 내복 선물을 줘서 깜짝 놀라고 고마웠던 동료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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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에는 남편의 중학교 시절 친구가 몇 달 전 쌍둥이 아들을 출산해서 아기 침대와 카시트를 준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이것 역시 당근하려고 했던 것들인데 뜻밖의 선물로 받게 되어 기뻤어요. 거기에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던 수유쿠션과 아기띠 등등 선물을 받아서 너무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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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저의 대학교 시절 친구가 7개월 전 출산을 해서 좀 더 큰 아기 침대와 옷 등 물품을 전해준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저에게 주기 위해 그 많은 옷들을 삶고 말리고 개서 정리했을 생각을 하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작고 귀여운 아기 장난감들과 젖병, 수유패드, 산후 탈모방지를 위한 샴푸,로션 등등 너무 많은 선물을 준비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집에 가는 길에는 따로 타이니모빌까지 선물로 보내줬습니다. 그것도 당근으로 사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좋은 선물을 또 주다니. 너무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말했어요.


"여보, 우리는 진짜 복 받은 사람들이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있다니."


세상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 호두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렇게 주변 사람들한테 벌써 많은 사랑도 받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니 얼마나 복 받은 아이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과 관심만큼 저도 다른 다름사람들에게 이런 마음과 선물을 건네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호두를 기다리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단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곧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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