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주말 아침.
잔잔하고 조용한 빗소리에 눈이 떠진다.
아직 잠든 너의 손을 붙들고,
너의 팔을 가슴으로 끌어안고 다시 눈을 감는다.
너는 잠에 든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손 하나를 내어준 것만으로
나를 천국으로 데려간다.
오후에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는 너에게
'여보, 잠깐만 와봐요. 잠깐만.'
이라고 말하며 침대로 부른다.
혼자 누워있을 때는 넓고 휑했던 침대가
네가 들어오는 순간 꽉 찬다.
얼마 전부터 찬 바람이 불면서
차갑게 느껴지던 여름 이불이
당신이 온 순간
따뜻한 봄날의 꽃밭처럼 바뀌어
포근하게 느껴진다.
서로 마주보고
나의 팔은 너의 목에
너의 팔은 나의 허리에 올려져
서로의 다리를 올리려고 장난치다
어느 새 잠이 든 너.
자꾸 감기는 눈꺼풀을 들어올려
너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본다.
잠든 너의 얼굴에 다가가
입맞춤도 해본다.
'너만 오면 그 곳이 어디든 천국이 되.'
잠든 너를 바라보며 조용히 읖조려 본다.
배경으로 들려오는 음악과 어우러져
그 순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리에 새겨진다.
나의 주말은 그것으로 되었다.
그것으로 완성되었다.
너로 되었다.
여보, 빨리와.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