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7주 차 요가 후기
"아, 너무 좋다." 요가 수업을 하고 나면 탄성처럼 나오는 말입니다.
저는 임신 전 매일 아침 크로스핏, 헬스로 아침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임신 후에는 한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주변 말에 모든 운동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20주 정도 되었을 때 어느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자연분만 등 출산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요가 학원을 알아보게 됐어요.
마침 집 근처에 임산부 요가원이 있어서 바로 방문해 상담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상담 이후 한 달 정도 등록을 못하다가 9월 8일부터 등록 후 수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매주 3회 한 달 정도 다니고 있는데요.
만약 저에게 "임신 후 요가 추천하시나요?"라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절대적으로요!"입니다. 요가를 다니면서 느낀 좋은 점은 신체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신체적인 부분 첫째, 일상생활 자세, 습관 개선
요가를 다니기 전에는 자세가 잘못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어요. 저는 어디에 앉든 양반다리를 하거나 오른발을 왼다리 허벅지 밑에 깔고 앉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고 그저 편하니까 항상 그렇게 앉아 왔어요.
요가 수업을 처음 방문한 날 일찍 도착해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선생님께서 오시더니 그렇게 앉아 있으면 골반이나 몸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두 발을 가지런히 내려주시고 발받침과 등 받침을 이용해서 바른 자세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그 자세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동시에 이전에 제가 했던 자세가 얼마나 불균형한 것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회사에서 일하거나 밥 먹을 때 등 평소에 예전처럼 앉으려고 하다가도 아! 하면서 다시 바른 자세로 앉게 됐어요.
조금 어색하지만 "지금의 불편함이 미래의 편안함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미래의 나를 위해 꾸준히 자세를 바르게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신체적인 부분 두 번째, 피로 해소와 이완
하루 종일 회사 업무로 지처 퇴근시간쯤에는 녹초가 되곤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희 집에 빨리 가서 휴식하는 것을 택하게 돼요. 밥 먹고 씻고 누워 유튜브를 보다가 잠이 듭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빨리 쉬는 게 낫겠어." 하는 생각으로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요가를 시작하고 주 3회를 채우기 위해 아무리 피곤해도 요가원을 갔어요. 그리고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분명 요가원에 도착했을 때는 엄청나게 피곤하고 당장이라도 잠들 것 같았는데 한 시간을 수업을 받고 나면 몸이 오히려 더 개운해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처음에 선생님께서 "요가하고 나면 피곤함이 오히려 없어질 거예요."라고 했던 말에 반신반의했었는데 정말 사실이었습니다.
요가 동작을 하면서 하루 종일 긴장했던 온몸을 내쉬는 숨과 함께 이완시키고 편안하게 몸을 내 숨에 맡겼습니다.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아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은 찌리찌리~한 느낌과 함께 묘하게 시원해짐을 느꼈어요.
수업이 끝나고 나면 "와, 너무 시원하다. 너무 개운하다." 하는 느낌으로 가득 찼습니다.
정신적인 부분 첫 번째, 스트레스 해소
"정신이 개운해진다." 요가를 하고 나면 드는 생각입니다. 요가는 신체적으로도 시원하지만 정신적으로도 매우 개운해져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상사, 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일들로 인해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복잡한 생각으로 머리는 가득 차요.
하지만 요가를 하다 보면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나의 호흡, 몸에 느껴지는 자극을 느끼며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돼요.
'내가 오늘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감정을 가졌구나. 지금 돌아보니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었구나.' 이렇게 나를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루동안 묵었던 감정과 곪아있던 생각이 해소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정신적인 부분 두 번째, 나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성취감
힘든 몸을 이끌고 요가를 하고 나면 굉장한 성취감이 느껴져요. '오늘 내가 나와한 약속을 지켰다.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라는 생각에 뿌듯해집니다. 이런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성취감도 더욱 커져요.
요가 동작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잘 안되던 동작도 점차 나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경험이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꿔줍니다. 임신하면 불안한 마음이 들기 쉬운데 그런 마음을 평안하고 잔잔하게 만들어줘요.
정신적인 부분 세 번째, 요가 학원에서 보내는 독서시간, 명상음악
요가원에 들어서면 절이나 마사지 샵에서 들릴법한 편안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일단 그 음악을 듣는 순간부터 마음이 뭔가 이완되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요.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고요한 공기 속에서 책을 꺼냅니다.
평소에는 출퇴근 길이나 잠들기 전에 전자책을 읽는데요. 요가원에서는 수업 시작 전까지 40분 정도 종이책을 읽습니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종이책을 읽다 보면 전자책을 볼 때는 느낄 수 없던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돼요.
게다가 혼자 온전히 집중하다 보니 몰입하여 책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 시간에 습득한 것들은 기억에도 훨씬 오래 남아요. 만약 집으로 바로 갔다면 느낄 수 없었을 혼자만의 독서 시간을 즐기다 보면 마음에 행복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임산부 요가를 시작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욱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진 것을 느껴요. 만약 임신 후 요가를 망설이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 번 체험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병원의 의견을 고려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