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미팅 전. 미리 도착한 팀원들이 사담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한 동료가 들어오면서 말했어요. "어제 진짜 개 싸웠어." 남편과 자주 싸우는 동료가 어제도 어김없이 싸웠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에 다른 팀원은 저를 보며 물었어요.
"애지씨는 평소에 싸웠다는 거 못 들은 것 같은데. 거의 안 싸우죠?"
"저희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네? 한 번도요? 둘이 4년 연애, 결혼 5년 차 아니에요? 근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요?"
"네, 없어요."
그제야 저는 깨달았어요. 우리 부부가 한 번도 싸우지 않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을요.
그러자 동료가 말했어요. "안 싸운다는 것은 둘 중에 한 명이 참고 산다는 건데. 애지씨가 아니면 남편분이 참고 사시나 보네." 동료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건넸어요.
하지만 저희의 결혼 생활은 참는 것과는 다릅니다.
서로에 대한 분노와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화가 나더라도 말하지 않고 속으로 쌓아 둔다면 그것은 참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참는 것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속으로 쌓아두면서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선택한 '싸우지 않는 삶'은 다릅니다. 이는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더 현명하게 관리하고 예방'하는 기술입니다. 저희는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비난 없는 건강한 대화법을 실천해 왔습니다.
결국 '참는 삶'은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이지만, '싸우지 않는 삶'은 단단하고 성숙한 관계를 쌓아 올리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완성됩니다.
결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나의 팀을 이루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상대를 내 입맛에 맞게 바꾸려 들고,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에너지를 소모적인 싸움에 낭비합니다.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고 나를 바꾸는 용기, 말투를 존중으로 채우는 섬세함, 그리고 위기 때일수록 '한 팀'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전략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입니다.
잦은 다툼에 지쳤거나, 행복하지만 더욱 깊은 관계를 원하는 모든 분에게
이 이야기가 평생 서로의 든든한 '편'이 되는 기술을 전수하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부터 저희가 쌓아온 '갈등 관리 기술'과 '행복 예방 전략'을 경험담과 함께 하나씩 풀어놓으려 합니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여러분의 결혼 생활에
평화와 깊은 유대감이 가득해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