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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이 그렇게 올랐다고?

by 애지

# 아빠, 요즘 누가 한국주식해요. 미국주식이 최고죠.

'돈 벌려면 미국주식에 투자해야죠. 한국주식은 투자해도 돈 벌기 힘들다니까요.' 한국주식 투자만 하는 아빠에게 미국주식 투자만 하는 제가 거드름을 피우며 몇 달 전 했던 말입니다. 그러다 얼마 후부터 아빠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매도했다는 말은 생전 안 하시던 아빠가 OO주식을 매도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차트를 열어보고 놀랐습니다. 미국주식 종목 차트에서나 보던 급격한 상승추이의 차트였어요.


가족 단톡방에서 아빠의 발언권이 많아지며 활발해진 가운데 저는 조용해졌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장기투자 하는 종목 비중이 높아서 수익률은 높지만 최근에 미국주식 단타로 더 적극적인 자산 확대를 하겠다며 나선 결과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입니다. '으, 그 돈으로 차라리 한국주식 ETF 투자나 할걸. 그럼 미국주식처럼 세금도 안 내고 더 올랐을 텐데.' 껄무새 등장입니다.



# 한국주식의 성장 이유 ; 반도체 이익 급증, 주요 산업 수출 회복, 금리 인하, 정부 증시 부양

28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코스피가 올해 70% 가까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해외에 상장된 국내 증시 상장지수펀드에 한화 약 1조 13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고 합니다. 반도체주가 중심이 되어 증시를 리딩하는 가운데 비반도체 업종도 실적이 개선되면서 받쳐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글로벌 금리 인하와 새 정부의 증시 친화 정책이 맞물리며 투자환경도 우호적인 것이 원인입니다.


반면 글로벌 증시가 강세인 가운데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습니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59%로 주요국 중 단연 1위로 올라선 반면, 미국 나스닥은 20%, S&P500은 15%에 머물렀습니다. 미국 제외 주요국 주식으로 구성된 MSCI ACWI 지수가 26% 오른 반면, S&P500은 15% 상승에 그친 것입니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몇 년간 미국주식으로만 수익을 내고 있고 한국주식 투자한 아빠의 표정은 어두웠기 때문입니다. 저도 초반에는 한국주식을 했었지만 결국 미국주식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면서 역시 미국주식이 최고라고 철석같이 믿어왔어요. 그런 저에게 요즘 변화하고 있는 증시 시장의 변화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내가 삼성전자 사려고 했는데, 여보가 한국주식 누가 사냐고 사지 말라고 해서 안 샀는데, 엄청 올랐잖아!(째릿)" (저는 싸우지 않는 부부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요즘 상성전자가 오를 때마다 남편이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 깨달은 것

이번 변화를 체감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신만의 고정관념에 갇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절대적인 것은 없었습니다. 영원히 일등 자리에만 서 있을 것 같던 미국장이 주춤할 때도 있고, 수면제 먹고 100년 뒤에 깨어나도 여전히 8만 전자일 거라 조롱받던 한국의 주식이 놀라운 성장을 보일 때도 있는 것입니다.


남편과 아빠 앞에서 다시 주식 수다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깨달음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을 갖춰 증시 투자에 임해야겠습니다.


여보,
삼성전자 사고 싶으면 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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