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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CO Feb 16. 2021

완벽주의자가 게으른 이유

완벽주의자는 완벽을 추구할 뿐 완벽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완벽을 추구하느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길다. 

머리 속으로 모든 변수와 모든 가능성과 모든 대안과 모든 최선과 차선과 최악을 생각하다보면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가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 중에 비관주의자는 있을지 모르지만 완벽주의자는 드물다. 

완벽한 계획으로 투자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준비만 하다 이번 생은 끝나버리는 것이 완벽주의다. 그래서 완벽주의자는 결과적으로 게으르다.

좀 더 열심히 살라거나, 화이팅을 해보라거나, 뭐라도 하라는 말을 듣는다. 


스스로에게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외부에도 높은 기준을 기대한다. 

그래서 인간 관계에도 까다롭거나 정 반대로 큰 기대가 없다. 

어차피 그 높은 기준을 만족시켜주는 현실의 존재나 관계는 만날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하고나 만나거나 아무도 만나지 않거나 극단적이다. 


사랑은 완전무결하고 순수하고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잠시 흔들린다해도 결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그런 것이라는 - 현빈같은 남자의 외모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관계를 꿈꾼다. 그래서 아무나 만나지를 못한다. 만나도 쉽게 실망하고 어딘가에 있을 "The One"과 모름지기 사랑이라면 그래야할 어떤 씬을 상상하며 헤어진다. 현실의 관계는 늘 만족스럽지 못하다. 


몽상가라고 하기엔 비루한 현실을 견디며 살고 

이상주의자라 포장하기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반복된 좌절과 실망, 열패감이 완벽주의자의 시간에 아로새긴 무력감. 


그러니 우리 이제 좀 별볼일 없이 살아보기로 합시다. 

나의 완벽주의자 종족들이여. 별볼일 없는 글을 별볼일 없는 채로 발행해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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