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번지듯 소리 없이 찾아온 손님.
기꺼이 문을 열어 오늘을 반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과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며
매일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어제의 실수는 꼭꼭 씹어 삼키고
떠오르는 태양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 뒤
어김없이 찾아온 오늘을 새롭게 시작한다.
이 세상에 나 홀로 깨어있는 것만 같은 이른 새벽.
새벽 공기의 차분함을 도화지 삼아 그림 그리는 이 시간이 좋아졌다.
동이 틀 무렵의 그 어스름한 빛이 좋아졌다.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을 기다리는 게 좋아졌다.
새벽녘이라는 상쾌한 그 말이 좋아졌다.
그리고 좋아하는 게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
빼곡히 들어찬 상념이 조용히 번지고 스며들어 알알이 여물어간다.
익어가는 생각들을 천천히 꼭꼭 씹어 삼키며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어떤 생각은 더 깊어지고 어떤 생각은 아직 희미하다.
그중 가장 단단하고 진한 생각을 꺼내어 노트에 적었다.
언젠가는 그 생각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그런 하루였으면 좋겠다.
너무 멀리 있는 걱정은 내려놓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오늘을 충분히 살아내는 것.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침묵 위에 고요함이 켜켜이 쌓이고, 그 위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가장 좋은 선택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며 흔들림 없이 잔잔한 생각 하나를 붙잡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