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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Jul 08. 2022

유소유 #27 없는 사람이 되어라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인플루언서 3명의 이야기

7월 초, '클래씨 아카데미(Classy Academy)'라는 행사에 참여했다. '클래씨 ClassyTV'는 구독자가 10만도 채 되지 않는 시절부터 즐겨봤는데 어느덧 구독자 40만을 넘어서는 채널로 성장했다. 남성 스타일과 그루밍을 소개하는 맨즈라이프스타일 채널이지만 '외면을 가꿈으로써 내면의 자신감을 찾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그 일환으로 이번 클래씨 아카데미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3명의 성공한 인플루언서가 퍼스널브랜딩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들이 활동하는 영역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없는 유니크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또 하나의 삶의 지혜를 배우고 왔다.



1. 계획은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처음으로 강연에 나선 사람은 '제이팍도사'님이었다. 솔직히 그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퍼스널브랜딩 대가답게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우연히 손에 쥔 카메라 덕분에 '사진을 찍는 경영학도'가 되었고, 패션 감각이 있고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그는 '카메라 앞뒤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가 되었다. 게다가 패션에서 자동차, 자동차에서 식음료 등 여러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업계에서 대체불가능한 캐릭터가 되었다. 포토그래퍼로서 어떤 커리어를 쌓아갈지 계획하지 않았지만 그는 어떤 방향으로든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었다.



제이팍도사님은 '계획하지 않는 삶'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하기 때문에 계획된 삶을 원하지만 수많은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그런 계획이 있었는지조차 잊혀진다. 이때는 막연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이루어가는 게 도움이 된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행동이 계획보다 앞서기도 한다. 처음에는 목적이 없었던 행동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계획의 일부가 된다는 뜻인데,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라는 표현과 일맥상통한다. 그의 계획에는 자동차 포토그래퍼가 없었지만 슈퍼카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작은 행동들이 모여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계획된 삶처럼 보이는 것이다.



'계획하지 않는 삶'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가지치기'라는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 간혹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감명받아서 갑자기 진로를 틀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무계획과 무지성은 분명히 다르다. 생판 모르는 분야에 무모하게 덤벼들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분야로 하나씩 가지를 뻗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일을 억지로 엮어내는 것보다 접점이 있는 에피소드를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흥미롭고 설득력이 있다. 계획이 없으면 통제할 수 없지 않느냐는 반문에 계획이 없더라도 납득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기만 하면 통제할 수 있다고 반문하고 싶다.



2. 이상하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이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사람은 '이연'님이었다. 이미 75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에 모르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녀가 어떤 콘텐츠를 가진 사람인지 잘 알지 못했다.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게 된 자기만의 스토리를 들려주었는데 그녀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했던 이유는 그녀 역시 한때는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아이폰 카메라 하나로 그림을 그리며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 콘텐츠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배경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본 경험이 깔려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 또한 최근에 불면증을 겪고 있었는데 조근조근한 그녀의 이야기에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이연님은 '이상한 사람이 될 각오'를 강조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다름을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상해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안 좋은 의미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딘가 모나고 친해지기 싫을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을 좋아한다. 이상하다는 말은 '평범하지 않다'는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상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이고 그 비결은 '비밀이 많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상하다는 말은 '관종'이 성공하는 이 시대에 최고의 칭찬이 될 수 있다.



'이상한 사람이 될 각오'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초심자의 기회'라는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미 잘하는 것이 있고 기준치가 그쪽에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이 새로운 분야에서는 초심자라는 것을 인정하면 실수를 해도 아무도 비웃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준다. 나는 종종 유명 유튜버들의 첫번째 영상을 찾아보는데 어색한 표정과 어설픈 편집도 그 시기에는 전부 용인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세상은 초심자에게 더 큰 관대함을 베푼다. 처음이기 때문에 첫번째 결과물은 당연히 최악일 것이지만 앞으로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며 마음껏 이상해져도 세상은 이해해준다.



3. 행동하는 젊음이 차이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의 주최자이자 주인공인 '클래씨'님이 등장했다. 회사의 복장 문화도 자율적으로 변하는 추세고, 스트릿 패션이나 아메카지 스타일이 유행하는 시대에서 클래식은 구시대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복장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마음가짐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정한 이미지의 수트와 셔츠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한편 인기를 많이 끌었던 콘텐츠가 명품 시계나 향수 같은 영상이라 그를 처음 보는 사람은 '허세부리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채널을 오랫동안 시청하면서 '클래씨'라는 캐릭터가 표방하는 '외면을 가꿈으로써 내면의 자신감을 갖춘다'는 모토에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하게 되었다.



클래씨님은 이번 강연에서 '행동하는 젊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나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유튜브가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면서도 몇 년째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이 바빠서, 수입이 불안정해서, 콘텐츠가 없어서 등 핑계는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핑계를 대는 동안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없는 시간을 쥐어짜내서 영상을 찍고,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전업 유튜버가 되어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성공도 하지만 실패도 맛보며 성장했다. 유튜브가 아니라도 괜찮고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나에게는 커다란 행동의 시작이었고, 이를 계기로 더 과감한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행동하는 젊음'에 앞서 한 가지 조언을 보태자면 '주관'을 먼저 확립하라는 것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도 의외로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수두룩하다. 뒤쳐지기 싫어서 무작정 달리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고,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투자적인 관점에서도 주관을 갖고 살아가는 삶이 주는 메리트는 굉장히 크다. 경쟁사가 많은 기업보다 시장을 독점한 기업이 높은 멀티플을 받는 것처럼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은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만의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돋보이는 시대다. 남이 만든 룰을 깨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과정을 경험해야 한다.



투자마인드를 다루는 글에서 왜 뜬금없이 퍼스널브랜딩을 다루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클래씨아카데미를 통해 투자마인드과 퍼스널브랜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히 공부하며 능력 범위를 넓혀가야 하며,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남들과 다른 외로운 길을 선택해야 하며,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클래씨님은 '없는 사람이 되어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는데 내가 가는 길이 맞는건지 자기의심이 들 때 이 말을 되새기면서 용기를 얻고자 한다. 모두 세상에 없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 만나길 바란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28 (7/15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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