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다가빙판길에 미끄러져 꼬리뼈를 다쳤다. 이날은 어바웃타임 주인공인양 시간을 돌리고 싶은 날이었다. 스타벅스에 얼른 가 카공을 할 생각으로 짐을 바리바리 챙겼는데, 결국 도착한 것은 스벅 옆 정형외과다.
게다가 빨리 도착하려고 탄 자전거에서 오히려 절뚝이며 걷게돼 시간은 더 소요되었다. 진작 처음부터 걸어가야 했다.
자전거 경력 10년 베테랑 나자신. 어깨 힘 팍 들어간 자신감이 이 사건의 원인이었다. 과연 가능할까? 했을 때 멈춰야 했는데 고민과 동시에 지나가면서 핸들이 얼음을 만나 왼쪽 오른쪽으로 기웃하다 얼음을 꼬리뼈로 깨부수며 넘어졌다. MSG 좀 치자면 테니스장이 아닌 언 바다였다면 얼음낚시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은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ㅋㅋㅋㅋ
넘어질 때는 신기한 법칙이 작용한다.
원칙1. 세상은 결코 외롭게 넘어지지 않게 한다.
써놓고나니 뭔가 있어빌리티 말처럼 느껴진다. 이번에도 누군가는 나의 넘어짐을 목격했고, 아픈데 민망함이 더 큰 상황에서 애써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얼른 일어났다.
걷는데 꼬리뼈가 아프다.
걷기조차 쉽지 않아 그렇게 벤치에 앉았다.
계단은 진짜 못 걷겠었다.
내가 초래한 이 상황 속 결과.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지며 한동한 헬스를 못 갈 것과 꽁돈이 깨질 상황에 그저 속상했다. 그런데 신기했던게 이런 수많은 생각 속 남자친구한테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게 익숙치 않은 사람인데, 이런 상황에서 찡찡대고 기대고픈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에 뭔가 좋기도 했다.
요즘 헬스하는 재미에 빠졌었는데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고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 지내는 요즘이다. 씻는 것도 앉는 것도 모든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파스만을 몇 개째 갈아대며 시간을 멍하게 흘려보낼 뿐이다.
꼬리뼈가 다쳐 골절이라는 판정을 받아도 사실상 뭔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냥 시간이 흘러 뼈가 잘 붙기를 바라는 것 뿐. 사람마다 꼬리뼈가 달라 이전 엑스레이 상 기록이 없으면 골절 판정도 쉽지 않다. MRI를 찍어봐야 정확하다.
결국 난 물리치료를 받으면 회복기를 갖고 있는 중이다.
원칙2. 다치는 건 한 순간이며, 다치면 나만 손해다. 이 불변을 진리를 머릿속이 아닌 직접 뼈로 깨달을 때야말로 이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뻘소리고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난 꼬리뼈가 무사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1월1일 계양산 해돋이 보러 가려고 했는데 결국 꼬리뼈가 아파 평지인 시흥 갯골 생태공원을 방문했다. 도넛방석도 미리 주문하고 챙겨준 스윗한 남자친구야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