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떡볶이. 떡볶이와 나. 이것은 마치 가장 친한 친구와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나지 않는 원리와도 같다. 그동안 맘 속 부동의 1위였던 치킨은 떡볶이에게 왕위를 건네줬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왕위로 다툴 이유도 없는 게, 요즘엔 하도 치킨 + 떡볶이와 같은 신통방통한 조합이 많아져 메뉴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다. 맛과 가성비를 한 번에 잡은 이런 아이디어 넘나 사랑한다.
살고 있는 단지에서는 몇 년 전만 해도 수, 토요일마다 장이 열렸다.야채, 과일, 생선, 잡곡 등 여러 카테고리가 있었고 그중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단연 분식 트럭이다.당시는 레트로 갬성 인지도 몰랐던, 초록색 바탕에 하얀 점이 흩뿌려진 접시. 그 위 비닐 한 겹이씌워지면 군침 다질 준비 완료다. 그리곤 고추장 묻은 국자의 움직임을 눈동자로 열심히 따라 쫓는다.
모락모락 먹음직스러운 김과 푸짐한 양을 자랑했던 떡볶이.
아주머니의 "많이 줬다!"라는 말과 함께, 접시를 받기 위해 있는 힘껏 뒤꿈치를 든다. 사장님의 기분 좋은 날이면 한 두 개씩 받았던 순대 랜덤 서비스, 친구와의 수다타임, 몸을 녹여주던 뜨끈 짭조름한 어묵 국물은 그야말로 학원 차를 기다리며 가졌던, 분식 트럭만의 정겨운 중독이자 향수로 남아있다.
방송에 BTS 지민이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나간 이후, 전세계 팬들의 호기심 버튼이 눌렸다. 실제로 높아진 떡볶이 떡 수출량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다음에 외국에 나갈 일이 생기면, Do you know 불고기, Do you know 비빔밥보다 Do you know 닭강정, Do you know 떡볶이를 외국인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고 싶다. 해외에서도 통하는 우리나라 음식은 한국인으로서 애국심 뿜뿜이다. 장금이를 비롯한 조선 요리사 분들이 한국 음식이 이렇게나 잘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엄청 기뻐하실 것 같다.
집집마다 쓰는 고춧가루의 맛이 큰 차이였을까. 김치 맛이 다른 것처럼 홈메이드 떡볶이, 신ㅈ떡볶이, 청년ㄷㅂ떡볶이,걸ㅈ떡볶이, 불여ㅅ떡볶이, 엽ㄱ떡볶이 맛은 하나같이 다 다르다. 그래서 내겐 떡볶이란 절대 질리지 않는 소울 푸드다♡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떡볶이 집을 안 간지도 오래다. 포장마차에서 서서 먹었던 추억을 뒤로한 채 가게에서 포장해오거나 배달을 시킨다. 배고플 때, 스트레스받을 때, 기분 좋을 때 등 희로애락을 함께한 떡볶이.
꿀꿀한 기분을 음식 하나로 업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감정 컨트롤에 있어, 분명 소울푸드가 기여하는 부분은 크기 때문에, 감정 해결법으로 괜찮다고 본다.
누구나 최소 한 가지, 그 이상의 소울푸드를 간직하고 있다. 만약 생각나지 않더라도, 20분 정도 곰곰이 고민하면 뭔가 꿈틀대고 떠오르는 바가 분명 있을 것이다. 소울푸드는 한 사람의 취향과 추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잠깐 떠올려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