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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Choi Apr 18. 2018

Sabbatical Year on the road

-길 위의 안식년

Day 10 브런치 다리

   (푸엔테라레이나에서 에스테이야까지-22.9km)


새벽 짙푸른 하늘의 노란 조개별

등 뒤로 떠오르는 해를 데리고

무대조명처럼 아직 꺼지지 않은 반쪽 달을 보며

길을 시작한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걸어간다.

해는 왼편에서

서서히 점점 정면으로

머리 위로 오른다.

이른 새벽길 부지런한 새들의 지절거림은 여느 집의 바쁜 아침 소리

아직 이슬이 되지 못한 서리들이 풀밭 위에 하얗다.

끝도 없는 초록 풀밭이

언덕 위에 무한대다.


  로마식 다리에 앉아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아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배경음악으로 졸졸거리는 물소리, 물가 양 편에 무리 지어 핀 들꽃과 벚꽃, 파란 하늘은 백그라운드 무대장치! 완벽하지 않은 게 없는 날이다.


  그 다리는 아무개 이름의 다리가 아니라 브런치 다리다! 즉석에서 이름 붙이고 내가 주인공이 되어 그 위에 앉아 ‘레디 액션! 브런치 타임’ 한 장면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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