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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Choi Apr 20. 2018

Sabbatical Year on the road

-길 위의 안식년

Day 12 The things that I have abandoned


The first thing that I emptied was the book,

which my sister gave to me before a long journey to Santiago.


The second I gave out was sunblock and hand cream,

which I brought at home just in case.


The third was a pair of pants and a long sleeve shirt to wear for on a cold day.


The fourth......


The fifth......


Day by day, when I packed or unpacked the bag, I felt like removing something unnecessary. Because I could not stand the weight of my bag while I walked all day long. However, what I got rid of was not only some stuff but also greed, fears and worries about the future. Instead, the roads showed what I needed just for ONE day I would walk on.


Along the road the early birds told me how to sing and the trees how they stood still under the hot sun and the rainstorms. And tiny flowers in the grass that smiled to me how to reveal their presence.

The roads to Santiago didn't whisper me how to achieve worldly success but how to be humble before the lives and how to thank God.


Day 12 내가 버린 것들

           (라스아르코스에서 비아나까지-18.8km)


첫 번째 물건은 산티아고 가는 긴 여행 전에 여동생이 내게 건네준 책.


두 번째 내어 준 건 혹시 몰라 챙겨 왔던 자외선 차단제와 핸드크림.


세 번째는 추위를 대비해 챙겨 온 여분의 바지와 긴소매 웃옷이었다.


네 번째......


다섯 번째......


하루하루 짐을 풀고 쌀 때마다, 불필요한 뭔가를 없애고 싶어 졌다. 하루 종일 걷는 동안 가방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제거한 것은 몇 가지 물건들 뿐만이 아니라 욕심과 두려움, 미래에 대한 걱정들이기도 했다.


대신에 길은 걸어가게 될 ‘단 하루’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알려주었다. 길을 가는 내내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한 새들은 어떻게 노래하는지, 나무들은 뜨거운 해와 폭풍우 속에서도 어떻게 굳게 서 있는지, 지천의 꽃들은 그들의 존재를 어떻게 드러내며 웃어주는지 가르쳐 준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내게 어떻게 세상에서 성공을 이루는지 알려주진 않지만 삶 앞에서 어떻게 겸손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신께 감사해야 하는지 속삭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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