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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Apr 07. 2022

혼자 있는 시간들이 재미없어지는 것에 대하여

비혼주의자가 과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독서라던가, 글쓰기라던가, 

혼자 시간을 보내며 하던 대부분의 것들이 '재미' 없어졌다.

독서도 재미없고 글쓰기도 재미없고 유튜브로 독서 채널을 보는 것도.. 게임도 아무것도, 재미있는게 하나도 없다. 


인정하기 싫었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슬럼프라던가 그와 비슷한 한번쯤 누구나 겪는 그런 노잼 시기 같은거라 생각했다.


이 시기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독서나 글쓰기를 계속 하려고 시도해봤지만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도무지 재미없기 때문에 도저히 이런 것들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이유란게 애초에 있기는 할까.


정확한 시점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그런 낌새가 보였음으로 코로나가 그 이유라고 보기는 힘들다.


마땅히 무언가 하는 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잘도 흐른다. 무언가 배우러 다녀볼까 생각이 들지만 이 마저도 돈만 내놓고 얼마 뒤 귀찮다고 오늘은 갈까 말까 고민하는 내가 눈에 선하다. 그렇다면 고양이라던가 반려동물을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삶의 에너지 라던가 동력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나같은 집돌이에게는 제격이 아닐까 하지만 역시 이마저도 귀찮다.


이렇게 혼자 고독한 방안에서 책을 쌓아두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보내는 저녁들이 정말이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둘게 있다.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차를 마신다거나 하는 행위가 필요한 것은 절대 아니란 것이다. 그것은 혼자 방에 스탠드 하나 켜두고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 보다 훨씬 더 내키지 않는 일이다. 


최대한 피하는 편이긴하지만 어쩌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회식 같은걸 한다거나 그런 시간들을 보낼때면 언제든 나는 집에 가서 혼자 있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쓰다 휘게와 위와 같은 현상에 대하여 대화를 했다. 그러자 삶이 재밌어졌다. 혼자 앉아 있던 차갑고 어두운 방에 온기가 돌았다. 뭔가에 대해 생각을 한다거나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타이핑을 하는 것도 재밌다고 느껴졌다. 


나는 누군가와의 소통이라던가 대화가 필요했던 것일까, 또는 좀 더 확장된 관계 같은것이 필요했던 것일까.


이로써 학습공동체라던가 어떤 일종의 모임 같은것이 내 삶에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휘게처럼 대화를 잘 받아주는 친구가 좀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칸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지만 정해진 시간에 매일 대화를 하는 친구가 있었다고한다. 그러한 소통과 관계가 그렇게 지치지 않고 하루종일 사색과 삶에 대한 사유를 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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