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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May 11. 2022

주기적으로 하는 오랜만의 자아성찰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샤워를 한다.


5시가 되기 전 저녁 식사를 마친다. 


7시 까지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공부를 한다.


7시 부터 운동을 한다. 런닝을 하러 나가거나 수련실에 들어가 웨이트를 한다. 그리고 찬물로만 한번 더 샤워를 한다.


9시 부터 다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공부를 한다. (지금처럼)


월화수목을 이렇게 보낸다. (그리고 금토는 거의 술을 퍼마신다)




평온하지만 단조롭고 

진하지만 무채색이며 

은은하지만 무취의 

그런 생활들이다.

나의 일반적인 하루의 루틴은 그렇다.



하기 싫다. 



나도 사람들을 불러모아 술을 마시고 싶고

컴퓨터 게임을 더 하고 싶고 

맛있고 비싼 것을 잔뜩 먹는다거나

비싼 전자제품 쇼핑을 한다는 등의 내 마음대로 놀고 싶다.



그래도 하고 싶은대로 살지 않고 하기 싫은 일들을 묵묵히 해낸다. 나 자신을 통제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나혼자서 하는 일이므로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은 비난한다.



하기 싫은 일들을 왜 하는가 ?


하기 싫은 일을 한다는 것은 자기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한다는 것은 자기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기의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해야할 일들을 계속 미루거나 

담배를 끊고 싶은데 끊지 못한다거나


그것은 자기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또 하고 싶은 대로 그냥 살고 있다는 것이 된다.



우리는 통상 하기 싫은 일들을 참으며 해낼 때만 성장을 한다. 


끊임없이 자기를 통제하고 성찰하고 다듬어 좀 더 나은 내가 되어 가는 것.


하기 싫은 일들을 해내고 거기서 얻은 통제력과 성취감으로 조금 더 천천히 나아가는 것.



그런데 이런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기 싫다고 적은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그 아래에 적은 마음대로 살기의 예들이 내가 정말로 하기 싫은 일들이다.

당연히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쌓이면서 습관화가 되어 이제는 전혀 힘들지 않은 일이 되었고 일반적인 루틴화가 되었다.


나는 내 루틴이 깨지는 것을 매우 싫어 한다. 

지금 내 생활에는 내 루틴을 깰 수 있는 존재는 단 하나도 없다. 하나씩 제거 하다보니 어느순간 무해한 환경에 놓이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는 서울을 벗어난 것이다.




때때로 흔들린다. 심하면 며칠이나 루틴을 날려먹을때도 있다. 그럴때는 사람들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쓸데없는 것을 사들일 때도 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사이클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평생 이렇게 단조롭게 살 자신도 지금은 사실 없다. 뭐랄까, 막막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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