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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Oct 10. 2022

수염을 깎으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화를 냈다.

내 수염을 깎으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화를 냈다.

처음에는 알겠다고, 깎았다고 했다. 엄마는 사진을 찍어 보내라했다. 열 받았다. 몇년 만에 엄마에게 (카톡으로였지만)짜증을 냈다.



제발 그만좀 하라고. 외모에 지적 좀 그만하라고, 내 나이 곧 40이오,  살 좀 빼라고, 수염 깎으라고 그만 이야기 하라고.




엄마는 내게 특히 내 외모에 관해 지적을 많이했다. 옷을 입는 것에서부터 머리스타일 까지. 30년 이상을.



가장 많이 지적을 했던 부분은 '살'이었다.



떨어져 사는 탓에 일년에 몇번 보지 않는데 볼때마다 첫 마디가 살이 왜이렇게 쪘냐, 이번에는 살이 좀 빠졌구나 하는 말이었다.



어디 산책이라도 갔다가 찍은 내 사진을 보내면 다른 말 보다 반드시 살이 쪘다거나 옷이 그게 머냐거나 그런 지적이 돌아왔다.



나는 도대체가 원래 부모란 것이 자식들 외모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 지적을 다른 집 아이들도 항상 받는 것인지 알수가 없지만 ..



매번 스트레스였다.



어쩌면 내가 고향집에 잘 가지 않게 된 것도 이런 영향도 있겠다.



평소 편하게 후질근하게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 나를 사랑하고 있고 외모에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는 내게 스스로 모종의 자부심 같은 것도 느낀다.



진짜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세상 사람들은 별로 나에게 관심이 없으며 어떻게 다니든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옷을 싸구려만 입어도, 수염을 기르고 다녀도 내 주위 사람들은 나를 거지로 생각하거나 더럽다거나 기피하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나를 부자로 생각한다.



견고한 내면을 갖고 유유야적 살아가고 있는 내게 살이 쪄서 문제라느니 수염 좀 제발 깎으라느니 하는 잔소리가 전혀 들리지도 않을 뿐더러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있어서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볼때마다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짜증이 났던 것이다.


아니 짜증보다 그런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내 가족이 안타까웠다.



실제로 나는 BMI가 기준을 초과한 적이 인생에 있어서 단 한번도 없다.


그리고 엄마는 내 외모 외에 것들에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누군가의 삶에는 살을 빼는 것과 옷을 항상 깨끗하게 입는 것과 수염을 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직업으로 규정하자면 초등학교 교사라던가,,,패션 쪽 종사자라던가.  그정도가 아닐까? 그 외에는 생각도 나질 않는다. (별로 없다.)



하지만 내 삶에는 그런것들이 중요하지 않다. 그런것에 신경을 쓰는 것은 오히려 시간, 에너지 등의 자원 낭비일 뿐이다..




독서하고 글 쓰고 사색하여 세상의 이치를 하나라도 더 깨닫고 영상이나 글을 통해 설법하는 것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인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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