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국립수목원 다녀온 이야기

by 참새


또 금요일,


오랜만에 비가 온다.


이대로 겨울이 끝났으면 좋겠다.



보통 일상에서는 맑은날 보다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하는


태생적으로 감성적이고 어두운 성격이라 이런 날은 몸이 가볍고 기분이 좋다.



안개하고 습도가 대기중에 가득 차 있음으로 오늘 같은 날은 숲에 가면 더 좋다.


숲의 향과 맛이 극도로 진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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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전 농사일을 마치고 바로 근처에 있는 국립수목원으로 갔다.


4번 정도 왔더니 이제는 내가 좋아 하는 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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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큰한 낙엽 냄새가 온 사방에 진동을 한다.



숲에 가득찬 미세한 수분들이


전도체가 되어 활발히 폐속 깊숙히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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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이 냄새 만큼은 잘 변하지도 않는다.



일부러 이 냄새를 맡으려고 이런 궂은 날씨에 일부러 여기까지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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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에다 비까지 오는 겨울이라 사람이 없었다.


비오는날 혼자 수목원에 오는 요상한 성격 탓에 또 이런 호사를 누린다.



그러고 보면 이런 즐거움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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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다 보면 알겠지만 쓰러진 나무나 죽은 고목들이 많다.


예전에는 이런 나무들이 미관을 해친다고 바로바로 제거 하고 청소를 했었다.


영감탱이들 민원도 많았을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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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무는 죽은 뒤에도 숲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어


생을 다한 후에도 멋진 삶을 살아간다.


그러고 정말로 나무는 아낌없이 주는구나.



위 사진의 곧은 나무에 압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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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위 길만 걷고 집에 가려 했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냥 돌아가기엔 아쉬웠다.


이쪽 호수 쪽은 별 볼일 없는 곳인데 얼음이 많이 녹았는데 물소리 엄청 크게 들려 와봤더니. 이 또한 장관이다.



아무도 없는 얼어 붙은 호수와 모든 나뭇잎을 떨어트린 채 겨울을 지내고 있는 나무들.


그 사이로 유영하는 안개들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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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관은 사람이 없음으로 시작하는 듯 하다.


자연만 남았을때 장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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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이다.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 중 하나라고 한다.


몇번을 와봤지만 여기까지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그이유는 ..혼자 온 것도 처음이기 때문이다.


맘 놓고 이렇게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다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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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기를 낮췄더니 초록색이 진한게 필름카메라로 찍은 느낌이 난다.


새들도 전부 어디로 갔는지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멀리서 부터 흐르는 물소리만이 정적을 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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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새로 심은 것 같은 전나무들이 귀엽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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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은


이곳과 월정사, 내소사이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한건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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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길의 끝을 봤다.


이때 시간이 13시 30분


커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더니 슬슬 출출하다.



집에 가는 길에 짜장면을 하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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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조금 누워있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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