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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Jan 14. 2023

워라밸의 함정

워라밸이 최고여 ! 

한창 워라밸에 집착할 때가 있었다. 


일은 단지 생존 수단에 불과하고 퇴근하는 순간 '진정한 나'로 돌아가서 그제야 진짜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나'로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워라밸을 외쳤고 18시가 되면 바로 칼퇴를 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회사에 있는 시간들이 아깝고 의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퇴근 후의 삶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퇴근이 출근의 목적이 되어버렸다. 


출근의 목적이 퇴근이 되는 순간 일을 통한 성장은 커녕 회사에 있는 시간자체가 스트레스로 여겨졌다.

그렇게 이때 쯤, 내 삶 역시 행복과 멀어지는 쪽으로 가기 시작했던거 같다. 


당시 난 회사에 갇힌 채 경제적 가치와 내 시간을 바꾸고만 있었다.


일을 통한 사회적 기여라거나 자아실현, 관계적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일을 통해 그런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잘 몰랐고 어디서 배운 적도 없었다.


결국 긴 시간을 억지로 회사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도무지 찾지 못했고 뭔가 잘 못 됐다는 생각에  미련없이 퇴사를 했다.


하루 중 퇴근 후의 시간만 소중했으므로 이 시간을 어떻게든 늘리는 것이 온 화두였고 퇴사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나도 그랬지만 워라밸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은 '워크는 적게, 라이프는 많게'를 주장한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진정한 스웩, 위너인줄 안다.


그런데 이게 잘 못 된 생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한다.  균형이라는 것이 시소 같은 개념이라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간다. 

그래서 두가지는 항상 반비례하고 대립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은 포기해야 하는 개념이다.  

자,,,과연 워크를 줄이고 라이프를 늘리면 행복해질까, 워라밸을 지키면 삶에 만족도가 올라가서 행복해질까?

이제 이것을 생각해볼 차례다.  


    일과 사랑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일 그 자체가 축복이고, 행복의 산실이다. -프로이트-  


    일을 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무료함과 게으름은 악의 근원이고 영혼의 적이며 불행의 형태다. -키에르케고르-  


    각자의 일에 열정을 다할 때 행복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  


    일과 삶을 한쪽이 늘어나면 다른 한쪽이 부족해지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순환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고 삶과 일이 플러스가 될때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제프 베조스 -  


    깨달음을 얻고자 출가하는 행위를 노동으로써 대신할 수 있다.- 스즈키 세이산-  


    가장 평안하고 또한 순수한 기쁨의 하나는 노동을 하고 난 뒤의 휴식이다. -칸트  


    중요한 것은 일에 쏟아 붓는 시간이 아니라 시간을 쏟아 붓는 일 그 자체다. -샘 유잉  


    직업에서 행복을 찾아라. 아니면 행복이 무엇인지 절대 모를 것이다. -앨버트 허버드  


    직업은 삶의 근간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사람은 일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단지 명상하고 느끼고 꿈꾸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그의 능력에 따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에 가장 빛나는 것이다. 일만 알고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와 같이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쉴 줄만 알고 일할 줄 모른 사람은 모터가 없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아무 쓸모가 없다. -헨리포드-  


    일한 대가로 얻은 휴식은 일한 사람만이 맛보는 쾌락이다. 일하고 난 후가 아닌 휴식은 식욕이 없는 식사와 마찬가지로 즐거움이 없다. 가장 유쾌하면서 가장 크게 ㆍ보람되고, 또 가장 값싸고 좋은 시간의 소비법은 항상 일하는 것이다. -힐티-  


    행복한 사람이란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짜증스러운 사람이란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만일 우리에게 짜증이 있다면, 우리는 게으름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다. -딘 인게-  


 위 철학자들은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보람을 느끼며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일과 삶을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워라밸을 외치며 퇴근 후의 진정한 나로 돌아가는 식으로의 일과 삶을 구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내 삶을 발전시키고 삶 속에 일을 조화시켜 일과 삶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워라밸을 외치며 무조건적으로 일을 줄이고 라이프를 최대한 확보하던 나도 일과 삶의 분리를 통해서는 진정한 행복으로 나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삶과 일을 완전히 분리하는데 성공했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나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경제적 가치는 변한게 없었지만 사회적 가치나 관계적 가치가 망가지고 있었다. 

(이 이야기에 대해선 따로 자세히 쓰기로 ..)


일은 우리의 삶에 있어 다양한 분야와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일은 크게 경제적 가치, 관계적 가치, 사회적 가치로 3가치를 이룬다. 일을 한다는 것은 인생의 가치를 추구 한다는 것이므로 일을 삶의 한부분으로 인식하고 일을 통해 마음을 수련하고 정신을 단련해야 한다. 

우리가 범하기 쉬운 과오 중 위 3가지 가치 중 경제적 가치에만 집착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는 잘 못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느끼는것이 일단은 가장 쉽기 때문이다. 


어쨌든 직장에 나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통장에 들어오는 숫자로 경제적 가치가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동료들과의 관계적 가치, 사회에 기여 한다는 사회적 가치는 표면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경제적 가치에만 집착하기 쉽지만 이것을 인지하고 관계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역시 일을 통해 달성하고 기여하며 나의 삶 또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은 워라밸을 외치며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오히려 행복해 질 수 없는 길로 가는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삶이 수행의 과정이라 보면 일은 그 중심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회사는 수행을 하는 수련관 같은 곳이다..라고 생각하면 많은 부분이 좋아진다. 


업무 시간과 일상의 평범한 시간 속에서 일에 관련된 영감을 얻고 이것이 업무로 이어지는 것이 이상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과 삶의 통합을 위해서는 일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일을 할 것인가, 


어떤 일을 내 삶과 통합시켜 일과 하나 된 삶을 살 것인가 하는 것이 그 다음 생각해 볼 문제이다.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 과업을 찾아야 한다. 이를 소명이라 한다.


그것은 꿈을 구체화한 것으로 인생의 목표인 동시에 삶이 지향해야할 '워크'다.   



혹시 나로 하여금 워라밸에 집착하게 만든것이 바로 전 직장이 아니었을까?


12시간 이상 머물러야 하는 회사, 달을 보고 출근하고 달을 보고 퇴근,

몰입할 수 없는 환경,

발전이 없는 업무

도움되지 않는 커리어

성장의 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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