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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Sep 03. 2021

알콜중독

알콜성 치매에 대하여

몇년 전 석사과정을 밟기 시작하면서부터 술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저렴하고 지저분하고 어두웠던 신림은 술을 먹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곳으로 그 공기나 색 자체가 안주가 되었다. 일주일에 아홉번은 술을 혀에 대며 불어난 체중, 술과 함께 석사학위를 받았다. 혜화로 거처를 옮기며 일을 시작하기전 1년정도 비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당시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공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본래 학부때에는 한창 철학과 뇌과학에 뜻이있어 수업이 없을때면 도서관 구석에 프로이트와 샤르트르를 쌓아두고 봤었고 교양수업은 몽땅 철학수업으로 채웠었다. 철학수업이 있던 날 밤에는 먹걸리를 마셨다.


혜화에 있는 동안  우연히 읽은 책에서 Creutzfeldt-Jakob를 접하며 알츠하이머에 관심을 갖게되었고 자연스레 술과 치매의 관련성에 관한 학회의 논문을 공부하게되었다.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과다 섭취로 뇌의 기억 전반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초기에는 뇌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에는 변화가 없지만, 뇌 손상이 반복될 경우(술을 계속 마실경우!!) 뇌가 쪼그라들고 뇌 중앙에 위치한 뇌실이 넓어지면서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과도한 폭력성, 단기 기억장애 등이 있다.



블랙아웃’이란 알코올로 인한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의미하는데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 저장소로 옮겨주는 역할을 하는 해마가 알코올로 활동이 억제돼 이동 도중 사라져버리게 되는것이다. 즉, ‘블랙아웃’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저장된 기억이 없는 상태로 술을 먹고 난 후 기억이 드문드문 나는 ‘브라운 아웃’도 정도의 차이일 뿐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을 먹고 사람이 용감해진다거나 사고치는 이유.


‘과도한 폭력성’의 경우 뇌에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기관인 전두엽이 술로 인해 손상되기 때문에 나타나는데, 노인성 치매와 달리 폭력적 성향을 띠는 이유이다.


술.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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