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4] 걷다가 발견한 조용한 명소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던 조용한 명소

by Jee

퀘벡에 저 호텔이 없었다면 이렇게 예쁜 풍경이 아니었겠지.


왜 하필 이곳에 호텔을 지으려고 생각했을까?

어떤 풍경에 반했을까? 동화 같은 마을이었을까, 아브라함 언덕에서 보는 푸른 하늘이었을까.




퀘벡에 왔으니 이곳의 정통요리를 먹어보려 했지만, 토끼고기는 도저히 혼자서는 못 먹겠다 싶어서 금세 포기했다.


정통요리는 못 먹어도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음식을 찾다가 한 도미니칸 식당을 발견했다.

도미니칸 음식이 뭔지도 몰랐지만, 구글지도에서 후기가 나쁘지 않았고 바나나 칩이 꽂혀있는 음식이 이색적이었다.


이 식당은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는데, 이제야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게 밖으로 테이블을 펼쳐놓은 식당들과 주민들이 이용하는 매장들을 보니 오히려 관광지에 있을 때 보다 외국에 온 것이 실감 났다.



La donimicaine cafe

가게는 아기자기하면서 빈티지한 느낌이 가득했는데, 특히 창틀과 맞닿은 테이블에 앉아 밖 풍경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방구석에서 외국여행을 상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던 장면이었다.

어떤 액자의 프레임 안에 들어온 것처럼, 주변이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나무로 만든 창틀과 그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것.

카운터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풍경을 잠시 구경했다.

사실 풍경이라고 해봤자 대단하진 않았다. 그저 길에 지나다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지나가는 구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옆옆 자리에 아저씨 두 분도 식사를 하고 계셨는데, 마치 저 아이는 여길 왜 왔을까 흥미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럴 만도 했다.

여긴 관광지도 아니고, 그냥 동네주민들이 이용하는 곳 같았는데 동양인 여자 혼자 와있으니 신기했나 보다.


그들의 관심은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서 그냥 싱긋 웃었다.


메뉴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맛도 딱히..?


음식의 맛은 솔직히 그저 그랬지만, 어찌 됐든 나는 팁을 지불해야 했다.

어제의 식당은 카드로 계산을 해서 팁을 몇 퍼센트 지불할지 선택만 하면 됐는데,

이곳은 현금으로 계산을 해야 해서 속으로 얼마를 내야 할지 계산하고 있었다.


대충 계산을 마치고 카운터로 갔다.

그리고 사장님께 먼저 말했다.


“15 %를 팁으로 지불하고 싶습니다!”


사장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영수증을 주셨고, 팁 계산이 익숙하지 않다고 하니 한 가지 꿀팁을 알려주셨다.

일반적으로 캐나다에서는 영수증에 적혀있는 11%의 세금만큼을 팁으로 지불하면 된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지만, 여행자를 대하는 사장님의 친절한 응대는 팁을 지불할 가치가 충분했다.



오늘은 날이 정말 좋았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지 마음을 먹고 숙소를 나섰는데, 아직 시차의 벽은 높았다.


숙소에 잠시 들러 잠을 청하고 또 다른 도깨비 명소를 찾아 나섰다.

퀘벡주의사당에 가서 분수대를 구경하고, 길가에 보이는 뮤지엄이라는 글자를 따라 걸어갔더니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초록과 하늘의 조화가 이렇게 예뻤었나..

나 혼자 밖에 없는 이 길에 드러눕고 싶었다. 언덕길이었지만 지치지 않았고, 언덕에 올랐을 때 어떤 풍경을 보게 될지 기대됐다.


언덕을 넘으면 큰 나무가 보이고 아래쪽 풍경을 훤히 볼 수 있는 명당이 있다.

사람들에게 그다지 알려진 장소는 아닌지 현지사람으로 보이는 몇몇과 나만 있었다.


계속 멍 때리고 싶은 풍경이었다.


이 마을은 도대체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이곳의 구름이 특별히 예쁜 건지, 특별히 이곳의 나무가 더 푸르른 것인지 동화 속 마을이라는 말이 딱이었다.






*2017년 여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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