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style fried noodle
낮에 어슬렁 거리며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산다는 콘도 근처에 싸고도 맛있는 게 있을 것 같았다. 운 좋게도 예상이 맞아떨어져서 우리네 대학가 근처의 식당처럼 깨끗하고 특색 있는 식당이 몰려있는 골목을 찾았다. 그중 한 식당에 들어가서 고른 건 ‘카오 소이 까이’. 영어로는 ‘Northern style fried noodle’이라고 쓰여 있었다. 옐로 커리를 베이스로 닭다리가 하나 들어 있고 바삭한 튀김과 면이 들어 있는 말 그대로 이 북부 지역의 별미 중 하나다. 더운 나라인 태국에 냉면이 없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들의 음식 저장 방법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들의 식성을 보면 냉면은 실패할 것 같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냉면은 전혀 인기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치앙마이에는 차가운 국수가 있다. 특이하게도 형광색 면발인 이 국수는 시장이나 대학가 주변에서 간혹 보인다. 방콕 친구들이 치앙마이에서 꼭 먹는 음식인 걸 보면 역시나 차가운 국수는 태국에서는 아주 드문 것 같다.
점심을 해결하고 대학 캠퍼스를 지나 걷다가 한적한 어귀를 돌았더니 작은 골목 시장이 나왔다. 시장은 소박했지만 이런저런 구경거리가 있었다. 어스름 저녁이 되어갈 무렵 길 끝에 노천 식당이 문을 열고 있었다. 남편은 가게 앞에서 돼지고기 꼬치를 구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팔고 아내는 가게 안에서 맥주를 팔았다. 따로 안주를 준비하지는 않고 안주가 필요하다면 남편이 파는 꼬치를 사 오거나 다른 곳에서 사다 먹어도 무방하다. 대부분 태국 술집 분위기는 그렇다. 다만 그곳에서 파는 것을 들고 들어오는 것은 안된다. 예를 들어 그 식당에 비아 씽(싱하 비어)을 팔고 있는데 같은 맥주를 밖에서 사 온다거나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은 비아 리오(레오 비어)를 좋아하는데 그 식당에서 팔지 않는다면 밖에서 사와도 된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양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카오산 로드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고 요즘 엄청나게 많이 생기고 있는 고급 커피숍들도 외부 음식 반입 금지를 붙여 놓기도 한다.
사람 키만 한 스피커가 양쪽으로 있어 귀가 여간 멍멍한 게 아니다. 그것만 없었으면 꽤 좋은 술집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