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를 다녀와서 in 갤러리아포레
이 세상엔 좋아할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게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앤, 잘 지냈니?
넌 여전히 사랑스러운 말괄량이 소녀구나. 그리웠어. 많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고아, 그게 제 운명인 줄로만 알았죠. 고아가 된 저는 이곳저곳을 전전했어요. 토마스 아주머니의 집에서는 저보다 어린아이 넷을 보살폈죠... 그다음 해먼드 아주머니 댁에는 아이가 여덟 명이고, 쌍둥이가 세 쌍이나 됐답니다.'
이상야릇한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으세요? 아주 기분 좋은 짜릿한 통증이요. 고상하게 아름다운 걸 볼 때면 전 늘 그래요. 에이번리에 처음으로 온 날도 그랬죠. 매튜 아저씨랑 '기쁨의 하 길'을 처음으로 지나던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빨강머리 앤 ; Anne of Green Gables> 저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 클리프턴(현재 지명은 '뉴런던') 태생.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로운 곳으로 이사. 대학에서 문학 공부, 교사 생활. 자신의 어린 시절 담은 앤의 이야기를 서른 살, 1904년에 썼지만,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한다. 결국 2년을 다락방에서 묵히다가 1908년 미국의 한 출판사에서 출간되면서 대성공을 거둠. 이후 30여 년간 대표적인 캐나다 여류 작가로 활동.
마릴라는 부드럽게 아른거리는 난롯불과 그림자 아래서 다정한 눈을 앤을 바라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밝았다면 절대 드러나지 않을 표정이었다. 마릴라는 사랑을 말이나 표정으로 쉽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렇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마음속 깊이 이 말라갱이 잿빛 눈의 소녀를 더욱 깊고 강한 애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세계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빨강머리(red hair 또는 ginger hair)에 대한 서양에서의 편견과 이에 따른 콤플렉스는 상당하다. 빨강머리는 불같은 성격, 신랄한 말을 많이 하고 열정적이고 남들보다 생기가 넘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제가 아끼는 소중한 것들을 위해 꿈의 방향을 조금 바꾸는 것도 아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제 삶은 제 스스로 결정하는 거니까요. 이름 끝에 'e'를 붙이기로 했던 것처럼요.
언제나 삶은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뜻밖의 방향으로 우리를 끌고 간다. 그런 순간마다 화내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저 모퉁이를 돌면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듯이 더 좋은 것을 기대하는 마음. 앤의 그 마음을 닮아, 앞으로 우리 앞에 주어질 삶의 모퉁이들을 반갑게 맞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
I am just Me!
난 그냥 나야!
앤 셜리. 엉뚱한 상상력과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커스버트 남매와 에이번리 사람들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그 사랑스러운 에너지는 시공간을 초월해 2019년 서울의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은 앤 시리즈의 대표작이자 1권에 해당하는 <빨강머리 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회화, 애니메이션, 대형 설치 작품, 음악 및 영상으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2019.10.31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