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모르고 시작한 브런치 글쓰기에서 오늘의 출간까지. 구독자 '0'명에서 '577'명. 한분씩 구독자가늘어갈 때마다브런치의 파란색 알림'점'이 왜 그리 반갑던지요. 가슴뛰게 흥분해 좋아했던 시간이 바로 엊그제 같네요.사실 지금도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브런치부터 열어봅니다.브런치 중독자의 일상이지요.
글은 쓴다는 것.
저는 감히 '기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내가 나를 위한 선물로 나를 표현한'글'만큼 좋은 게 있을까요. 나를 제대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세상에 죽을 만큼 힘든 일들도 조금은 줄어들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브런치그리고 구독자.
브런치는제게 글을 통해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었습니다. 그 창을 통해서 나란 공무원이 걸어온 10년을 정리하며 글을 썼습니다. 브런치 독자님들은 그 창을 함께 바라보며 '공무원 영지'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렇게 글을 쓴 지 3개월이 지났을 즈음. 저같이 글을 쓰는 공무원을 애타게 찾고 있던 한 출판사와 우연히 연결되었습니다.
그후로1년.
그동안 준비한 공무원 직업에세이<애썼다, 오늘의 공무원>. 개인적으로는이 책이막 공직에 들어와 방황하던 '과거'의 나 자신을 위한 선물입니다. 한편으론 비슷한 고민으로 '지금'을힘들게 버티고 있을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책 에필로그)
어제는 코로나19로 연기되었던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약 30만 명의 공시생들이 시험을 치렀는데요. 지금부터 십여 년 전. 저도 어느 학교 교실의 조그만 책상 하나를 차지하고 가슴 졸이며 응시표와 신분증을 조심스럽게 꺼내놓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의 떨림은 아직도 제 가슴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요.
사실 어제.
저는 다른 이유로 00 중학교 제3시험실 구석에서 잔뜩 긴장한 채 수험생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시험감독관을 난생처음 나간 것입니다. 십여 년이 지나 반대의 위치에서 나를 바라보듯 10명 남짓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과거그리고 현재의 나.
예전에 시험실에 앉아있던 내 모습과 현재 수험생들의 무거운 뒷모습이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가슴이 갑자기 뜨거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요즘 브런치에 막 입문한 작가님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예전 생각에 흐뭇한 마음이 나도모르게 들듯이. 이제 막 세상에 첫번째책을 내놓은 저는. 가슴 졸이며 9급공무원 필기시험을 치렀던 과거의 그 순간으로 어느새 돌아가 있습니다.
7월 13일.
답안지를 제출하듯. <애썼다, 오늘의 공무원>을이제 세상에내놓고결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그렇게 저는 또 다시 '수험생'이 되어 세상을 그리고 인생을 거침없이 시험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