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지 Apr 22. 2020

인생에 은퇴란게 있을까?

마지막 숨을 거둘때까지 우리는 배우고 일하며 살아야 한다

로즈 와일리. 영국 켄트출신의 85세 화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45세때 왕립 미술대학에 입학해 미술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80세가 넘은 나이에 '테이트모던'에서 개인 전시회를 가졌다. 지금도 그녀는 고향인 켄트 시골마을의 낡은 오두막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국의 샤갈'로 불리는 화가 '해리 리버먼'은 81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22번째 개인전을 101세에 열었고, 103세에 생을 마감했다.


인생에 과연 은퇴란게 있을까?

영국의 로즈 와일리와 미국의 해리 리버먼. 두 사람의 인생을 보면 꼭 그렇지만 않은듯 하다.


우리는 일상의 작은 결정부터 인생의 큰 방향을 결심하는 순간까지 항상 비슷한 고민들에 빠진다. '지금 너무 늦은 거 아닌가', '내 나이에 이게 가능할까?' 화가 '해리 리버먼'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든이 넘은 나이에 화가의 길을 선택했을까. 끊임없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결론은 같다. 우리네 인생에서 '은퇴'는 누가 결정해 주는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하기 나름이다. 내가 더이상 배우지 않기로 결정했으면, 나는 그 시점부터 배움의 길에서 은퇴한 것이다. 내가 더이상 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나는 그 순간부터 은퇴한 사람이 된 것이다.  


'논어의 자치학'(2006년, 강형기 저)에서 '사회는 그 자체가 교실이다'라고 하여 저자는 우리가 평생 절실하게 배우고 감동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Life-long learning,  즉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여러번 강조한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식당을 가서 음식을 주문하는 일, SNS를 통해 누군가와 소통하는 활동 등등. 이런 일상적인 활동 하나하나가 결국 배움의 순간이 아닐까. 문제는 우리가 그 순간들을 대부분 그냥 무의미하게 흘려보낸다는 것.


매순간 내가 깨어있다면. 그 찰나의 순간에도 는 무언가를 배우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순간순간 깨어있음의 핵심은 바로 '진심'이 아닐까. 일상의 지루하게 반복되는 동일지라도 나름의 진정성을 담아 낸다면 우리는 누구에게나 뭔가를 배우고 또 얻을 수 있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 은퇴를 잊어버리고 무언가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만들어낸 것. 그것세상을 비추는  무엇보다 맑고 투명한 창이 되는 것이다. 85세의 화가 로즈와일리의 그림에서 내가 본 것은 바로 그것 아닐까?

전시 <노년의 스웨거, 로즈 와일리> © Joe McGorty
매거진의 이전글 봄날 오후의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