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산책 마니아였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심지어 중요한 사업 결정을 할 때도 인터뷰를 할 때도 산책을 했단다.
무엇이 그토록 그를 산책에 집착하게 한 걸까?
살아 숨 쉬는 책이 '산책'이라고 글의 부제를 붙여봤다. 당장 '유치한 말장난'같다고 느껴지겠지만 나름의 진지함을 담은 것이다. 책이 주는 유용함인 '명상'과 '생각의 정리'를 우리는 산책을 통해서 더 생생하게 경험하기 때문이다.
0. 그래서 산책은 살아있는 책과 같다.
산책길 이색 벤치 in Singapore(2018년 11월)
그럼 산책 속 '명상'과 '생각의 정리'는 어떤 것인가?
1. 산책은 일종의 '명상(Meditation)'이다
미묘한 공기의 변화, 새들의 재잘거림과 날갯짓, 사람들의 옷차림 등등 자세히 살펴보면 매일매일이 새로운 산책길 풍경이다.
평소에는 별 매력이 느껴지지 않던 일상의 장면들이 산책하는 동안은 뭔가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게 터벅터벅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의식은 자연스럽게 나의 몸으로 옮겨진다.
숨소리, 심장박동 소리, 운동화가 바닥에 닿는 느낌, 피부에 닿는 바람의 감촉, 점퍼 자락이 스치면서 내는 그 바스락 거림까지. 내가 만드는 움직임의 미세함 하나하나까지 집중하게 된다. 이런 게 바로명상이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된 상태. 그래서 산책 후 몸도 마음도 한결 편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2. 산책은 잡생각의 정리이다
심적으로 복잡하고 만사가 귀찮다 느껴질 때가 누구나 있다. 그건 내 몸이 내게 '산책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머릿속은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뭔가 느낌이 다르네?깨닫는다. 그땐 이미 모든 생각들이 사라지고 Maroon5의 'Sunday morning' 노래만이 내 발걸음과 박자를 맞추며 흐르고 있을 뿐이다. 내게 '산책'이란 바로 이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