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간여행의 피곤함도 뒤로하고나만의 예술 공간으로 달려왔다. 오는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비 덕분인지 조금 더 감성을 추가한 느낌까지.
전시 오프닝보다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널찍한 로비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때마침비와 잘 어울리는 재즈가 흐른다.
마이아트뮤지엄.
이름처럼 나만의 예술 공간이다. 마음이 지칠때면 여지없이 나의 발길은 여기를 향하곤 했으니까. 매번 주차장으로 들어오다보니 걸어서 들어오는 메인입구를 이용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도착하자마자 미술관 입구로 나가 보았다.
한쪽 벽은 대리석으로 무게감이 있으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안국역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가 담쟁이넝쿨에 파묻혀 있다면 여기 마이아트뮤지엄은 건물을 단단하게 떠받치고 있는 느낌이다. 세련된 색감과 깔끔한 선들로 만들어진 입구 풍경은 비로 씻겨진 공기와 함께 나의 눈을 더욱 맑게 해주었다.
그렇게 단정한 입구를 구경하고 로비로 돌아왔다. 매번 올때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했던 전시관 입구는 오늘따라 무척 한산하다. 적막을 잠시나마 즐기며 로비 한편에 걸린 작품을 감상했다.
혼자 오는 전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모든 순간나의 감정과 즉흥적 호기심에 오릇이 집중할 수 있는 자유로움에 있다. 그 자유는 눈 앞에 놓인 작품과 그것을 만들어낸 예술가의 삶을 나와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상상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
마이아트뮤지엄이 나만의 예술공간이 된 것도 어쩌면 피곤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나를 쉬게 해주려 여길 찾을때마다 호들갑을 떨지않는 적당한 단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서울 강남의 화려한 도심 한가운데 있기에 더욱 그렇다.
뮤지엄이든 미술관이든 확실한건 취향의 저격이 필요하다는것이다. 공간의 화려함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조금은 밋밋한 공간에 알수 없는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까.유난히 이곳을 혼자 찾게되는 이유를 이제야 깨달았다.
공간에서 느끼는 진정한 자유로움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나만의 예술 공간에서 오늘도 나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예술가들과의 대화에 흠뻑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