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창밖에서는 왠일로 늘 들려오던 공사장 소음이 아닌 새소리가, 그것도 아주 맑은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냥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소리다. 시청 옆 공사장의 쇠소리, 망치소리, 사람들 고함소리...사실 아침마다 그 소리가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듣기가 거슬렸는데. 갑자기 자연속에 있는듯 착각하게 만드는 청아한 새소리라니.
아무튼.
10월도 이제 몇시간 남지 않았다. 하룻밤 자고나면 이제 '10'대신 '11'이라는 숫자를 거의 매일 노트며 컴퓨터며 가장 먼저 쓸테지. 숫자 10은 어느새 우리 기억속에서 까맣게 잊혀진다. 그리고. 11월 00일, 11월의 00한 날, 11월 어쩌구저쩌구.
시간이라는게 참으로 오묘하다.
막상 10월이 될때는 별 감흥이 없더니 누군가 곁에 있던 사람을 떠날보낼 때 마냥 10월이 간다니까 아쉽다! 좀더 잘할껄. 누구한테? 10월이라는 시간 속을 살았던 '나'에게 한 말이다.
사람과의 이별은 그 대상이 '타인'이 되겠지만 시간과의 이별은 그 시간을 살았던 '나 자신'이다.
요즘의 나는.
솔직히 사람보다는 시간과의 이별이 더 아쉽다. 이건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할까. 좀더 이기적이든 아니면 좀더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가든. 중요한건 내가 좀더 편한 방식이 정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