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 West Design Lab. 김남효, 중앙회화대전 서양화부문
꿈속의 물화, 다시 시작(詩作)
깊은 실존적 성찰을 바탕으로, 2021-2022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동시대적 사건 앞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시각화합니다. 화면을 구성하는 각 요소는 장자의 ‘꿈속의 물화(物化)’ 메시지를 품고, 죽음, 불안, 공포가 지배하는 하이데거적 실존 속에서 희망과 초월을 모색하며, 궁극적으로는 양자 역학적 관점으로 세계를 재해석합니다.
1. 먹으로 그려낸 여성 인물과 상징성
화면 전면에 배치된 먹(墨)으로 표현된 여성 인물은 흑백의 강렬함으로 존재의 고립감과 내면의 깊이를 드러냅니다. 웅크린 자세와 깊은 사색에 잠긴 듯한 표정은 현대인의 불안(Angst)과 고통을 상징하며, 동시에 이 모든 것을 직면하고 사유하는 실존적 주체로서의 의지를 나타냅니다. 발치에 놓인 정체불명의 사물은 일상과 현실의 짐, 또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의 순환을 암시합니다.
2. 남성의 실루엣과 관계성
여성 뒤편, 혹은 그녀의 상부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남성의 실루엣은 다채로운 색채와 파편화된 형태로 표현되어, 정체성의 혼란이나 혹은 내면의 또 다른 자아, 또는 사라져 가는 인간의 본질을 상징합니다. 이는 주체(여성)와 객체(남성 실루엣), 혹은 슬픔과 기쁨, 고통과 초월 같은 대립적 요소들의 상호 관계성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3. 빨간 하늘과 고래: 생명력과 초월
배경을 지배하는 강렬한 붉은색은 공포나 재난(팬데믹)을 넘어, 생명의 원초적인 에너지와 숭고한 희망을 동시에 품은 '빨간 하늘'로 작용합니다. 이 붉은 공간을 유영하는 검은 고래는 거대한 자연생물의 상징이자, 깊은 바다와 하늘을 오가며 고통과 후회를 초월하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고래는 또한 장자의 물화(物化) 개념처럼, 인간과 자연의 대립적 요소를 해체하고 하나의 생명력으로 아우르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김남효, 중앙회화대전 서양화부문 동상 작품
3. 양자 현상을 통한 실존의 재정의: 중첩과 얽힘
이 작품에서 자연, 고통과 희망의 모든 대립적 요소는 양자 역학적 관점으로 수렴됩니다.
양자 중첩(Quantum Superposition): 여성 인물이 보여주는 슬픔, 고통, 사색의 감정은 관찰되기 전까지는 단 하나의 상태로 확정되지 않은,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된 상태'의 현대 실존을 반영합니다. 우리의 존재 역시 수많은 가능성 위에서 떨고 있는 양자(Quantum)와 같습니다.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화면 속 여성과 남성의 실루엣, 그리고 거대한 고래와 붉은 배경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서로의 상태가 즉각적으로 연결되어 상호 의존하는 '양자 얽힘'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고통은 자연의 생명력과 얽혀 있으며, 개인의 불안은 시대적 재난과 분리될 수 없는 단일한 실체임을 역설합니다. 이 얽힘은 장자의 물화(物化)가 제시하는 주체와 객체의 해체, 즉 모든 만물이 본질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장(場)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과학적으로 확장합니다.
4. 작가적 선언: 꿈속의 물화, 다시 시작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만물은 그 생명력이 있음을 드러내고, 수많은 메시지를 서로 주고 받는다. 장자의 ‘꿈속의 물화, 호접몽’에서 주체와 객체간의 대립적 요소의 상호관계성을 자각하고, 동시대적 사건과 현장에서 초월자와 같은 심정의 시작(詩作)을 하고자 한다.”
이 작품을 통해 팬데믹이 야기한 실존적 위기 앞에서, 잠시 멈추어 만물 속에 깃든 생명력을 발견하고, 장자의 호접몽처럼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어 본질적인 회복과 희망을 '다시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는 슬픔과 고통을 딛고, 양자적 연결 속에서 초월적 관점으로 현재를 응시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시작(詩作)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