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그림, 양자 불확실성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캔버스와 마주하는 순간,
나는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주변이 어두워지며 겹쳐지는 듯한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묘함에 휩싸였다.
하얀 캔버스 속 물고기는 분명히 거기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이중성을 가진 생명체다
그 형태는 선명하게 그려져 있지만, 붓질 하나하나에 끊임없이 흔들리고 해체되는 듯한 불안정한 상태 속에 있다. 마치 관측되기 전의 양자 입자처럼, 물고기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의 파동으로만 존재해 온 듯하다.
김남효, ‘꿈속의 중첩’, 숯, 혼합 미디어, 2024
나는 이 그림 앞에서 나 자신이 하나의 관측자가 된 기분을 느낀다. 내가 이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 물고기는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시선을 돌리는 순간, 혹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물고기의 실체는 다시 파동의 상태로 돌아가 버릴 것만 같다. 물의 흐름인지, 물고기의 움직임인지 알 수 없는 배경의 복잡한 선들은 그 모든 가능성이 겹쳐진 '양자 중첩'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 그림 속 생명체가 나에게 묻는 것 같다.
"당신이 보는 것이 진실인가?"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이 그림과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을 관측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수많은 가능성과 불확실성으로 중첩된 파동의 세계가 존재한다. 이 그림에서 그 불확실성의 아름다움, 불안정함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역동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이 그림 속 물고기의 불확실한 눈을 통해서, 나 자신의 존재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파동임을 전하고 싶었다.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고정된 점들이 아니라, 서로 얽히고 설킨 불확실성의 파동들이다. 이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지금 뿐 아니라 다가올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에서 나만의 파동을 만들어가라고 속삭일 것이다.
불안정함이야말로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라는 것을,
이 푸른 물고기는 온몸으로 흔들며
끊어지지 않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당신에게는 무엇이라고 속삭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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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효 박사(Dr. Namhyo Kim)는 대한민국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학자, 그리고 양자파동아트(Quantum Wave Art)의 창시자로,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디자인 석사, 홍대 동양화 석사, 연세대학교에서 MBTI & 건축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은 Quantum Wave Art Series 와 Eye Contact, 등 이며 Qwaf 포럼을 개최한 양자파동 예술가이며, 종로미술협회 교육위원장, 지민(址旻) 동서양디자인연구소 대표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