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김밥 예찬

by 장은기

아들한테 카톡이 왔다.

누군가가 쓴 블로그를 공유한 것이다.

그 블로그 제목은 '정말 끊임없이 들어가는 김밥.jpg'.

블로그에 들어가보니 정말 끊임없이 들어가는 김밥. ...은 집에서 엄마가 만든 김밥... 무한대로 들어가자냐... 멈출수가 없자냐... 이런 글귀가 적혀있고, 엄마가 집에서 만든 김밥 사진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


즉 아들은 엄마가 싸준 김밥이 먹고싶다는 얘기일터, 23살이나 된 다큰 사내애가 이런걸 보내니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 답장을 보낸다. 내일 김밥 해줄께.


아들은 군대에 가있다. 평택에서 카투사로 복무 중인데 특성상 외박이 잦지만 그 안에 있으면 엄마가 해준 음식이 먹고싶은 모양이다. 마침 다음날이 토요일이고 아들이 외박나오는 날인데다 나도 자매들 모임이 있어 외출할 예정이어서 김밥을 싸기로 한다.



내가 어렸을때에는 일년에 한두번 소풍날이나 운동회날 먹어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김밥이었다. 우리집은 형편이 어려웠고 6남매나 되어서 더더욱 먹어보기 힘든 음식이었다. 아침에 엄마가 김밥을 싸는 날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그옆에 붙어 앉아 군침을 흘리며 지켜보곤 했다. 물론 소풍이나 운동회 때문에 설레어 잠을 설치기도 하였지만 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좋았다. 사실 엄마는 김밥재료 구입이 부담스러워 소풍때마다 김밥을 싸주지는 못했었다. 이번에는 김밥쌀 형편이 안된다고 하여 소풍을 안간 적도 있었다... 소풍을 가려면 김밥도 싸야하지만 음료수와 과자 등도 같이 싸주어야 하는 것이다.


요즘은 돈없을때 먹는 음식이 김밥인 듯 하다. 물론 고기나 치즈 참치 등을 넣어서 비싸게 파는 김밥도 있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싼값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고 김밥전문점도 도처에 널려있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해주는 김밥이 더 맛있다고 한다. 다른집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재미있는 것은 김밥재료들을 보면 단무지, 햄, 맛살 등 만들어져 있는 것들이고 시금치무침, 당근볶음, 계란지단 등도 별다른 조리방법이 있는 것이 아닌데 엄마들마다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손맛때문인가?

하긴 나의 경우는 시금치를 빼놓지 않는다. 어떤 엄마들은 깻잎을 깔고 말기도 하고, 치즈를 넣거나 시금치 대신 오이를 넣기도 하니 그 맛이 여러가지인 것이 당연하기도 한 것같다.


나에게도 엄마가 살아계시긴 하지만 이제 멀리 떨어져 살고 엄마도 김밥쌀 일이 없으니 엄마표 김밥을 먹어본 것도 오래전이다.


어디선가 이런글귀를 본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의 갯수는, 이세상 모든 엄마의 수와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늦은 봄비 촉촉히 내리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