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에서 선임하여 진행하고있는 이혼사건의 의뢰인이, 남편이 보낸 문자메세지라며 입증자료로 제출해달라고 캡쳐사진을 보내왔다.
세글자, 두글자의 초성 줄임말이 연이어진다.
나는 그게 욕이라는걸 한참 해독하여 알아내고는 혀를 내둘렀다(참고로 세글자 욕의 장본인은 고등학교 수학 교사다. 아이들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느낌...).
'이젠 중년의 어른들도 초성으로 문자를 보내는군' 하고 웃어넘긴다.
요즘은 세상이 퀴즈로 가득찼다. 마치 우리말겨루기 tv프로그램에서 초성으로 힌트를 주고 낱말을 완성하는 낱말 맞추기를 방불케한다. 안그래도 복잡한 세상에 문자메세지, 댓글까지 해독해야 한다니...
딸아이가 sns에서 공유하는 글이나 댓글에 이상한 암호가 나오길래 딸에게 물어보았다.
'ㅇㄱㄹㅇ'이 뭐야? 오 그래요? 이거래요?
딸이 대답한다. '이거레알'이란 뜻이야.
레알은 또 뭐지... 이거 진짜라는 뜻이겠지.
'ㅇㅈ'은 무슨말인데.
그건 '인정'이란다. 거참...
그런 줄임말도 누군가는 처음 썼을텐데 상대방은 어떻게 알아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언어는 살아있다는데 그게 사실인가보다.
에라 모르겠다. 나라고 쓰지말란 법이 있나. 나도 만들지뭐.
ㅈㅇㄲㄲ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