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어랏 특집3. 사진찍고 싶은 느낌 있는 매장 만들기 (인테리어)
치즈어랏 매장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우면서도 시간을 오래 쏟았던 부분은 바로 ‘브랜딩’이었다.
청년장사꾼의 매장들은 정말 단순하다. 우리의 젊고 열정 넘치는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것이 청년장사꾼의 브랜딩이었고, 인테리어, 유니폼, 로고 등 우리가 잘 알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면 그만이었다. (물론 청년장사꾼의 개별 매장들도 아이템과 상권에 맞는 컨셉을 잡고 브랜딩을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치즈어랏의 경우 기존에 우리가 해 왔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를 내야 했기에 더 고전을 했다.
“키 컨셉을 무엇으로 잡을 것인가?”
▶ 치즈어랏 브랜딩 과정을 더 큰 이미지로 확인하고 싶다면 이 곳을 클릭하세요.
치즈어랏은 메뉴별 가격이 낮지 않은 편이다. 청년장사꾼의 주력 메뉴가 감자집에서 파는 양념감자(5,000원)임을 고려했을 때, 치즈 자체의 단가가 높았다. 라클렛 치즈는 청년장사꾼이 직접 레시피를 만들어서 임실에 있는 치즈 공장과 계약하여 진행하는 형태이고, 에담이나 고다 같은 다른 치즈들도 수입사를 통해 공급받는다. 이렇게 올라가게 된 메뉴 가격에 대해 손님들에게 저항을 생기지 않게끔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이 가격을 내고 먹을 수 있는 분위기인가?’이다. (맛은 기본 이상으로 준비가 되었다는 전제 하에.)
치즈어랏 아이템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했던 것은 레퍼런스 조사였다. 우리나라에 기존에 이와 비슷한 아이템이 없기도 했지만, 치즈라는 아이템 특성상 유럽을 연상하게 되고, 외국에서 가져왔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해외 레퍼런스 조사를 계속 했다. 해외 치즈 샵, 레스토랑부터 시작해서 치즈 관련 제품의 패키지, 로고, 슬로건까지. 조사를 거듭하며 치즈어랏의 브랜딩을 잡아가게 되었고, 여심을 저격할 수 있는, 모던 빈티지한 컨셉으로 결정이 되었다. 실제로 치즈어랏 매장을 방문하면 이런 느낌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무, 타일, 빈티지한 금속 등 외국에서 본 듯한 인테리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치즈 모형 소품을 직수입하기도 했다.
이렇게 브랜딩을 하며 항상 염두에 두었던 것은 ‘인증할만한 요소가 많은가?’였다. 매장 홍보는 매장 자체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자체적으로 홍보를 해 주느냐(입소문)가 요즘은 더 큰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사람들이 방문해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주는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를 얻기 위해 지하 레스토랑은 내려가는 길 양 옆에 영국 런던 버로우마켓 카파카세인(borough market, kappacasein) 매장에서 찍은 사진들로 채웠다. 타일을 많이 사용한 이유도 트렌디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는데, 바닥에 있는 타일에 치즈어랏 로고를 넣기도 했고, 보통 빨간색이나 초록색으로 되어 있는 매장 앞 발판에도 문구를 넣어서 직접 제작했다. 또한 사진을 찍을 때 분위기 좋은 곳으로 인식되기 위해 테이블은 모두 대리석으로 제작했다.
디테일한 부분들을 하나씩 체크하며 진행한 치즈어랏의 인테리어 비용은 청년장사꾼이 했던 전 매장의 인테리어 비용보다 높았다. (심지어 열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6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을 때의 비용과 치즈어랏 매장 1개 오픈하는 데 들었던 비용이 비슷한 정도다.) 이는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가격이 높았고, (타일, 금속 등은 청년장사꾼이 기존 매장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재료들이다.) 공정이 많아지면서 시공 비용도 증가했다. 청년장사꾼 매장을 오픈할 때는 최소비용으로 준비하느라 기존 건물에서 쓸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많이 살리면서 공사를 진행했지만 치즈어랏은 아예 새로운 분위기로 바꿔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었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그만큼 고급스럽고, 외국에서 본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었으며, 치즈어랏을 방문한 손님들은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메뉴가 나온 후까지. 이렇게 찍힌 사진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통해 전파되었고 실제로 치즈어랏을 검색해보면 메뉴 사진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 배경에는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와 소품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많이 보면 볼수록 내 색깔에 맞는 이미지를 찾을 수 있고, 발품을 팔면 팔수록 더 디테일한 매장으로 완성할 수 있다. 개인이 매장을 오픈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기란 어렵지만, 어떤 매장과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은지를 찾는 것만으로도 인테리어를 외부 인력에게 맡기고 미팅을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직접 공사를 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겠지만 여러 시장을 돌아다니며 (황학동 가구거리, 을지로 조명상가, 을지로 타일상가 등) 기본적인 가격들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대략의 재료 가격을 알고 있어야 인테리어 업자와 컨설팅을 하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인지 아닌지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
이렇게 조금씩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컨셉에 따라 줄일 수 없는 비용들이 있다. 그 비용들이 아깝지 않으려면 얼마나 적재적소에 배치를 하고, 통일성 있는 컨셉을 만드는 지, 홍보에 효과적일 지를 신경 써야 한다.
내가 원하는 곳에 명확한 이유를 위해 구성된 인테리어는 결국 매장에 긍정적인 효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절반 이상 진행된 치즈어랏 시리즈, 남은 편들에서는 치즈어랏의 키 포인트인 아이템과 관련이 있는 치즈에 대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청년장사꾼이 새로운 아이템을 구현하는 데에 어떤 노력이 필요했고, 궁극적으로 치즈어랏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것일까?
[참고할만한 사이트]
- 디자인붐 : http://www.designboom.com/
- 핀터레스트 : https://www.pinterest.com/
(본인이 원하는 검색어로 검색하기 ex. Tile interior, wood interior, café interior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