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열정도, 청년장사꾼의 모든 것을 걸었다!

청년장사꾼이 직접 밝히는 '열정도' 탄생 비화 (1)

   

청년장사꾼의 1호점 이태원 우사단길 카페 ‘벗’

  2012년, 청년장사꾼이라는 단체를 창업해 그 해 8월 1호점 ‘카페 벗’을 오픈했고, 같은 해 10월 경복궁 감자집(舊 열정감자)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청년장사꾼을 세상에 알렸다. 경복궁 감자집으로 TV 프로그램, 신문, 잡지 등 여러 매체에서 ‘재밌게 장사를 하는 청년들’이라고 우리를 소개했고, 이듬해 3호점, 4호점을 거쳐 7호점까지 빠르게 매장을 넓혀갔다.


  7호점까지 빠른 속도로 규모를 넓혀가면서 우리는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모아 놓은 돈들, 함께 있는 든든한 멤버들이면 홍대나 강남 같은 큰 상권에 들어가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큰 상권에 들어가 큰 매장에서 장사하는 청년장사꾼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니 우리가 청년장사꾼을 창업하고 나아가려는 방향과 맞을까? 란 의문이 들게 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아무리 잘 나가더라도 ‘청년장사꾼 다운 모습’을 유지해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청년장사꾼을 시작할 때부터 생각하던 직접 상권을 만들어 지역 상권을 되살리는 재미있는 시도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결정적으로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된다면 청년장사꾼 멤버들이 나중에 독립 할 때 자력갱생하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청년장사꾼의 재미있는 접객으로 가게를 찾아 온 손님들을 단골로 만드는 것, 상권이 없거나 상권 형성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최소한의 자본으로 창업하는 모범 사례가 되는 것. 멤버들과 우리가 작은 상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내공을 기르며, 앞으로의 방향성 측면 등 여러 가지를 고민했을 때,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던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열정도를 조성하기 전 골목의 모습.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열정도’는 사실 청년장사꾼에게 정말 우연으로, 아니, 필연처럼 다가왔다. 청년장사꾼 멤버들의 숙소가 있는 이태원에서 공덕/마포 매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삼각지역 고가도로를 지나 효창공원 앞을 지나야했다. 그 삼각지역 고가도로를 넘어가다 우연히 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섬처럼 둘러싸인 골목이 눈에 띄었다. 주변에 고층 빌딩과는 대조적으로 푹 꺼진 듯한 모습을 보이는 골목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다. 위치도 1호선 남영역, 4,6호선 삼각지역, 6호선 효창공원역 3개의 지하철역 사이에 있었고, 차를 이용했을 때도 강북과 강남 어디에서도 멀지 않은 교통의 요지여서 접근성이 좋았고, 주변에 회사와 주거 시설들도 많았다.

  바로 그 날로 근처 부동산을 찾아가 근처 가게 정보들을 알아봤다. 33㎡(10평) 기준 50만~70만원 수준으로 다른 주요 상권에 비해 임대료도 저렴했고, 인쇄공장들이 떠난 후 빈 공간이 많이 남아있어 권리금도 없었다. 그 길로 바로 가게 6곳을 계약했고, 2014년 8월부터 본격적인 매장 공사에 들어갔다.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진행한 열정도 공사.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때문인지 그 아무도 지친기색이 없었다.


  저녁엔 기존 청년장사꾼 매장이 있던 경복궁, 공덕, 마포 지역에서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와 낮에는 이 골목에서 직접 공사에 매달렸다. 저녁엔 장사하랴, 낮엔 공사하랴, 쉴 틈도 없는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지만 그 누구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청년장사꾼의 모든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성공시켜야하는 프로젝트였고, 청년장사꾼 멤버 모두가 간절하고 또 간절했다. ‘열정도’라는 이름은 마치 이 지역의 모습이 고층 건물에 둘러싸인 섬 같다 하여 청년들이 모여 열정으로 이룬 섬, 열정도(島)라 이름을 붙였다.


오픈 당시 열정도 치킨사우나의 모습. 지금은 열정도 치킨혁명으로 변신했다.
철인28호의 오픈 당시 모습.현재는 라클렛 치즈 요리와 파스타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변신했다.
아웃도어 프로젝트 업체 ‘프렌트립’과 진행했던 열정런 프로젝트.

  

  2014년 11월 25일, 청년장사꾼 모든 멤버들의 염원을 담은 치킨, 감자튀김, 백반, 삼겹살, 철판구이, 캐주얼펍을 주력으로 하는 6곳의 음식점이 문을 열고, 그 동안 비밀로 해오던 ‘열정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1차 식사&술, 2차 맥주와 간단한 안주, 3차로 아쉬운 분들을 위한 캐주얼펍 까지. 골목에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열정도를 찾아오는 지인들이 한 골목에서 끝까지 즐기고 갈 수 있도록 1, 2, 3차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을 했고, 체류시간을 늘려서 청년장사꾼의 분위기를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세웠다.

  일단 가게 문을 열었으니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게 제일 큰 과제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로 열정도를 홍보했고, 주변 지역 주민들과 직장인들을 사로잡기 위해 큰 길까지 나가 전단지를 나눠주고 큰 목소리로 열정도를 알렸다. 열정도 근처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기도 하고, 청년장사꾼의 팬클럽인 ‘빨간팬’을 모집해 기존 청년장사꾼을 아는 분들을 열정도로 이끌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프렌트립이란 아웃도어 프로젝트 업체와 함께 ‘열정런’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년장사꾼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손님 한분한분에게 진심어린 접객을 했다. 찾아오시는 손님 모두가 우리에게는 정말 큰 힘이었고, 희망이었다. 가게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려 노력하고 온 멤버들이 진심을 다했다.



  2015년 3월부터는 매달 둘째 주 토요일 마다 열정도 야시장 ‘공장’을 열었다. 다양한 액세서리, 소품, 잡화 등을 판매하는 셀러와 서울 곳곳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들이 모여들었다. 주변 주민 분들은 물론, 처음 듣는 골목에서 야시장이 열린다고 하자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4~50개 팀이 물건을 팔고 한 회당 4~5,000명이 열정도에 모여들었다. 재미있는 골목, 젊은 골목으로 입소문이 나자 주민들과 주변 직장인들도 자연스럽게 발걸음도 점점 늘어나며 가게도 북적이기 시작했다. 현재 열정도 야시장 ‘공장’은 이번 7월달로 12회째 개최되고 있다.

  열정도 프로젝트가 시작된지는 이제 1년하고도 반이 지났다. 정말 많은 분들이 열정도를 찾아주셨고, 커피, 와인, 퓨전요리, 여성복 등 다양한 업종의 많은 가게들이 생겼다. 젊은 청년들의 열정과 장사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일주일에도 여러 번을 찾아주시는 단골손님과 TV나 뉴스를 보고 신기하다며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부쩍 늘었다. 아직 성공했다고 말하기엔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주변 주민, 상인 분들과 상생하며 제대로 된 문화의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서 넘어야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앞으로 열정도에서 어떤 청년들이 어떤 재미있는 것들을 보여줄지 많이 기대해 달라. 열정도의 열정은 아직도 끓어오르는 중이다.          



열정도는?     

  서울 용산구 백범로 87길(원효로 1가)에 위치해있는 문화/음식 거리. 과거 1970~80년대 개발 시대에는 소규모 금형·주물 공장이 빽빽이 들어섰고, 이후 인쇄소들이 들어오면서 ‘인쇄소 골목’으로 활기를 띄었던 곳이다. 2008년, 이 구역이 재개발 사업에서 제외 되면서 기계음 가득하던 이 골목은 급격히 활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청년장사꾼은 이 삭막한 골목에 2014년 11월, 6개의 음식점을 동시 오픈해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열정도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청년장사꾼의 매장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청년상인들이 모여 서울 시내 하나의 독특한 문화의 거리로 발돋움을 해가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의 유명 MC‘코난 오브라이언’ 열정도로 부른 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