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생: 나도 좋고 남도 좋다

제4장 관계에 대하여

by 누룽지조아

코스닥 회사의 대표이사가 은밀한 계획을 짰다. 소액주주에게 유상증자를 받고, 그 돈으로 관계회사에 투자했다. 관계회사는 해외 자회사 발행 전환사채를 샀다. 해외자회사는 그 돈을 대표이사 관계자에게 대여금으로 지급하여 빼돌렸다. 회사는 부실해졌고, 발각되어 대표이사와 관련 임직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공모, 은닉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교도소로 갔다. 그 후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바뀐 최대주주는 회사 인수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 주가 부양, 횡령 등의 무리수를 뒀다. 회사의 재무상태 악화, 횡령 등으로 그 회사는 거래 정지되었고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남만 좋은 경우와 나만 좋은 경우로 나누어 분석해 본다. 남은 좋은데 내가 안 좋은 경우다. 내가 선택하지 않고, 선택했더라도 계속하기 어렵다.


나는 좋고 남이 안 좋은 경우다. 남에게 피해 끼치는 상황으로 법규를 어기고 양심을 팔아 조직의 이익보다 자기 이익을 선택한다. 자기 이익에만 관심을 쏟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애정이 없고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 부정한 일이 발각되면 책임을 안 지고 직원에게 뒷감당을 맡긴다. 사익을 추구하는 샛길로 가다가 길을 잃은 꼴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속성이 있으나 혼자 이익을 다 취하는 경우 부작용의 반사 작용이 있다. 신뢰는 깨지고 관계에 금이 간다. 남들은 상처를 입고 다 떠나 회사는 망하고 욕심으로 손해를 본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남이 좋고 나도 좋은 경우(공익)다.다 알고 있는데 나만 좋은 것을 양심이나 법을 어겨가면서 선택할까?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일을 선택하면 남과 이익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나 혼자 이익을 기질 수 없다. 또한, 공익 안에 내 이익이 포함되어 있는데 내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는 오해를 하기 때문이다.


공생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오래간다.’ 남만 좋으면 내가 선택하지 않고, 선택했더라도 버티지 못해 오래가지 못한다. 나만 좋으면 남들이 떠나 망한다. 한쪽이 손해를 보면 서로 신뢰하지 않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대립한다. 내가 이익을 계속 보기 위해서는 남도 이익을 얻어야 한다. 공생은 파이를 키움으로써 사익을 저절로 얻는 방법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조직에 성심을 다하며 조직원의 아픔을 같이한다. 조직이 잘돼 나도 좋고 남도 좋다.


‘남에게 주면 내가 건강해진다.’ 캐나다의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에서 4만 원을 주고 자기를 위해 쓴 집단과 남에게 쓴 집단을 비교 분석했다. 자기를 위해 돈을 쓴 집단은 혈압 변화가 없었으나, 남을 위해 돈을 쓴 집단은 혈압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쓸 때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남에게 주면 희생이 아니라 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줄어든다.


어떻게 하면 공생할 수 있을까?

'말 안 되는 요구까지 들어줄 필요 없다.' 호의를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거나 까맣게 잊어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호구가 된 것 같다. 나를 이용하거나 내 권리를 빼앗는 사람에게 마냥 주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들어주거나 상대가 도둑질하는 데 망봐 줄 필요는 없다. 자리(自利)가 없는 이타(利他)나 이타(利他)가 없는 자리(自利)는 오래갈 수 없다.


'남에게 먼저 준다.'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은 공생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남에게 기대고 있어 미숙하고 스스로 얽매이는 노예 습성이 있다. 주면 관계가 좋아진다. 보상은 단기적으로, 성장은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와 협력에 영향을 미친다. 자기 장점을 알아봐 주고 성장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줄 때 유념할 점이 있다.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준다. 절실히 필요한 사람에게 소중한 것을 준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을 주면 감흥이 없고, 필요 없는 물건을 주면 주고도 욕먹는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준다.' 대가를 기대했는데 돌아오지 않으면 미움이 쌓인다. 받고도 안 주는 사람, 받고 주는 사람, 주고서 받는 사람, 주고 잊는 사람 순으로 사람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주지 않은 사람에게 되돌려 주기도 한다.' 어미새는 아기새에게 먹이를 준다. 그 은혜를 받은 아기새가 자라 손자 새에게 먹이를 먹인다. 손자새가 어미새의 채권을 양수하여 채권자가 된 것과 유사하다. 아기새가 손자 새에게 주는 행위는 어미새의 은혜의 빚을 갚는 행위일 수 있다. 빚 갚을 때 이자가 있으므로 어미새에게 받은 것보다 더 고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 채무자가 빚 갚는데 조건을 붙일 수 없다.


'남는 자가 부족한 자에게 준다.' 원래 내 것 아닌 것을 많이 가져간 자가 있으므로 부족한 사람이 생긴다. 부자가 되려면 정당한 대가보다 적게 주거나 비싸게 팔아야 한다.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거나 싸게 사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부자가 빚지고 있는 가난한 자나 소비자에게 주는 것은 은혜의 베풂이 아니라 빚 갚는 행위일 수 있다.


남에게 주는 사람은 쓸데없는 일을 하고,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 되어 먼 길을 가장 빠르게 간다. 공동체는 주는 사람으로 인해 잘 돌아가며,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주는 사람 중에 잊은 사람이 없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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