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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Dec 20. 2023

12. 작전 짜기

2.1. 작전 편

작전을 짠다는 말은 싸우기로 각오했다는 의미다. 전쟁비용은 지출에서 빼앗은 것을 차감한 금액이다.


작전을 짤 때 다음사항을 유념한다.

'지출을 줄인다.' 전쟁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 승패 시뮬레이션 결과 이길 것 같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한다. 전쟁으로 인한 대규모 지출은 확실한데 얼마나 빼앗을지는 불확실해 손해 나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작전 편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손무는 전쟁으로 국가가 몰락한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사실이다. 군대 때문에 나라와 국민이 가난해지고, 전쟁으로 인해 재정지출이 늘어나 인플레이션(貴賣)이 발생한다. 국민은 화폐의 구매력 하락으로 소비 지출의 70%가 사라져 재산이 고갈된다(財竭). 정부가 재정지출(公家之費) 중 60%를 군사비로 지출하여 나라가 가난해진다. 국가는 국민들을 노역이나 병력으로 차출하고 세금을 늘린다(急於丘役).


'단기전으로 끝낸다.' 단기전으로 끝내는 작전 계획을 짠다. 전쟁하려면 무기를 준비하고, 군사를 동원하며, 군량미를 수송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따라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빨리 끝내는 전쟁 작전을 다. 질질 끌면 돈이 많이 들며 아군의 사기가 꺾이고(力屈) 지친다.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군사에게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약탈하여 사용한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적국의 식량, 무기, 군사 등을 빼앗아 사용한다. 자국에서 조달하여 사용하는 경우 먼 거리를 이동하느라 수송비가 많이 들고 적군의 공격에 불타거나 빼앗길 위험이 있다. 또한 적국에서 빼앗아 사용하면 상대의 강점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손무는 약탈한 보급물자가 자국에서 수송한 보급물자보다 20배 효과가 있다고 했다. 적국에서 많이 빼앗기 위해 전차 10대 이상을 약탈한 군사에게 포상하여 동기 부여하는 술책을 사용한다.


'전쟁이나 대규모 군대가 있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싸워 이기는 국가가 좋을 것 같은데 안 좋다. 이긴 나라도 망한다. 전쟁으로 국가가 몰락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전쟁을 하는데 많은 돈을 쓰고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돈을 마구 발행했다. 재정적자가 발생했다. 국민들에게 세금 부담을 늘렸다. 넓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군대 규모를 더 늘리고 도로 등 공공 공사를 벌였다. 군사비와 공공 공사 등으로 국가 경제규가 늘어나고 재정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늘렸다. 자국에서 다 소비하지 못해 남는 상품과 제품을 다른 나라에 팔았다. 생산이 늘어나 원재료가 부족했다. 이웃나라에서 편하게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정부 지출이 폭발했다. 돈을 마구 찍어내거나 국채를 발행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정부 부채는 감소했고 국민들은 물가 상승이라는 숨은 세금을 냈고 국민의 부는 쪼그라들었다.


시장과 국민들이 돈값이 하락하여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진 것을 눈치챘으며 화폐의 신뢰도가 추락했다. 국민,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은 화폐로 살 수 있는 실물자산을 마구 샀다. 화폐는 망했고 실물자산은 폭등했다. 국가는 전쟁하여 승리하더라도 국력이 점차 쇄락해 결국 망했다.




손무는 손자병법을 썼다. 제나라 장수 집안에서 태어나 오왕 합려에게 찾아가 오나라 장수가 되었다. 손자병법이 쓰인 시대는 142개 제후국이 싸우던 춘추전국시대다. 그 시대는 아주 가관이었다. 900회가 넘는 전쟁을 했고 50개국이 넘는 나라가 망하고, 30명이 넘는 군주가 죽고 많은 군주가 쫓겨났다. 쌈박질을 자주 해서 토지는 피폐하고, 조세 부담 등으로 백성들은 죽을 맛이었다.


손자병법은 도덕교과서가 아닌 병법이다. 상대를 친구 또는 타협할 수 있는 자가 아닌 이기거나 죽여야 하는 적이다. 싸우는 당사자는 전쟁에서 최소 피해로 이겨야 한다. 명줄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사기치고 뻥치며 법을 어기더라도 이겨야 한다. 또한, 전쟁하느라 엄청난 물자를 쓰고 백성이 피폐해지니까 속전속결로 끝낸다. 깊숙이 침투할 경우 전쟁 물자를 수송하기 어려우므로 약탈하여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 지 말아야 하는 방법이다.


손자병법은 성실히 꾸준히 노력하라는 중장기 전략서가 아니다. 단기전략을 펴며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라고 다. 손자병법을 잘못 읽으면 타협하고 설득할 수 있는데 싸우고, 상대에게 빼앗으려 하고, 권모술수를 쓰는 에 집중한다. 이런 방법으로는 단기적인 시각을 가진 영악한 사람밖에 안 된다.


작전 편에서 기술한 공격자의 전략과 심리를 역이용하여 방어한다.


약자는 강자의 한 방 공격에 당하지 않도록 잘 방어한다. 공격할 때 게릴라전으로 불의에 습격하고 숨는다. 전쟁을 질질 끌어 공격자가 지치고 심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공격자의 국민은 전쟁 반대 시위를 한다. 침략자는 식량, 무기 등을 약탈하여 사용하므로 약자는 가지고 도망치거나 꽁꽁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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