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절도 있고 기세 좋은 싸움꾼
5.1. 병세 편
빠르고 강하며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군대가 전쟁을 잘한다. 대대, 중대, 소대, 분대로 군 체계가 잘 잡혀 있고, 명령을 잘 전달한다. 군대의 분위기가 잡아당긴 쇠뇌와 같이 팽팽하며 쏜 화살처럼 빠르고 강해 절도 있고 기세 좋은 군대다.
이런 군대는 격한 물살이 빠르게 흘러 바위를 떠내려가게 할 정도의 기세가 높고, 사나운 새가 빠르게 날아 먹잇감의 목뼈를 부러뜨리는 것 같은 절도가 있다.
기세와 절도를 권투에 비교하면 기세(勢)는 밀어 치기식 타격법인 훅이다. 팔을 구부렸다가 허리 반동을 이용해 쭉 뻗는 공격이다. 절도(節)는 끊어치기식 타격법인 잽이다. 손자병법에서 어떻게 기세가 바위를 떠내려가게 하고 절도로 목뼈를 부러뜨리는지 물리적으로 해석한다.
Δp(운동량) = mv1 - mv0 = mΔv = m (v 1- v 0 ) / Δt ×Δt = m ×a×Δt = F×Δt = I (충격량). 즉, 물체의 운동량은 그 시간 동안 물체가 받은 충격량이다.
충격량=F(힘) ×Δt(시간)= Δp(운동량). 밀어 치기인 기세는 힘(F(힘))을 많이 실을 수 있어 충격량이 크다. 바위를 떠내려가게 할 수 있다.
위 공식을 Δt(시간)로 나누면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충격량/ Δt(시간)=F(힘)= Δp(운동량)/ Δt(시간). 충돌 시 충격을 받는 F(힘)은 t가 작을수록 커지며, t가 클수록 작아진다. 따라서, 끊어치기인 절도는 t가 작아 F(힘)이 순간적으로 엄청나 목뼈도 부러뜨릴 수 있다.
손자병법에서 싸움을 잘하는 사람을 모양새와 기세가 좋은 사람으로 묘사한다. 권투선수 타이슨과 같다. 타이슨의 모양새는 근육질 몸에 목이 두껍고 잘 단련되어 있다. 탄탄해 보이는 강한 모양새다.
타이슨은 절도 있고 기세가 좋다. 훅과 잽을 잘 쓴다. 상대에게 훅 날리는 모습은 막힘이 없이 쑥쑥 뻗어나가고, 날래다. 기세 좋아 용감한 모습이다. 상대는 훅 막기에 급급해 애처롭다. 막힘이 있어 겁먹은 모습이다.
용기는 극에 달하면 겁으로 바뀐다. 용기와 겁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기세가 오르면 용기가 나타나고 기세가 꺾이면 겁을 먹는다. 용기와 겁은 같이 있고 비중이 큰 한 가지만 보인다.
절도 있고 기세 좋은 사람을 만나면 맞서 싸우지 않는다. 강한 상대이므로 1보 후퇴한다. 내분이 일어나고 스스로 기세가 꺾일 때까지 기다린다(36계 중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36계 주위상(走爲上), 줄줄이 고리를 잇듯이 적이 스스로를 묶어 기세가 꺾이는 35계 연환계(連環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