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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Jan 02. 2024

27. 길을 나서는 법

9.1. 행군 편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는 상황에 처한 경우를 떠올리며 행군 편을 읽는다. 길을 나섰지만 어디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 다만 일상생활에서는 싸우러 가는 행군처럼 생사가 달렸다는 비장한 각오로 나서지 않 점이 다르다.


행군 편(行軍篇)에서 군대의 주둔, 수색∙정찰과 운용을 다루고 있다. 행군은 이런 것들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주둔’ 산, 강이나 평야에 주둔할 때 아군은 시야를 확보하고, 적군의 시야를 회피할 수 있는 높은 곳에 주둔한다. 늪지대는 급히 벗어나고 머물지 않는다. 질병이나 전염병이 잘 돌지 않는 높은 곳, 볕이 드는 곳, 실한 땅에 주둔한다.


주둔할 때 금지 지역이 있다. 깊고 험한 산골짜기 같은 지역(절간(絶澗)), 사방이 높고 중심이 꺼진 연못 같은 지역(천정(天井)),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소우리 같은 지역(천뢰(天牢)), 새 그물 같은 지역(천라(天羅)), 늪지 같은 지역(천함(天陷)), 틈처럼 좁은 지역(천극(天隙))이다.


‘수색∙정찰’ 적이 매복할 수 있는 험하고 막힌 골짜기, 질펀하고 갈대가 우거진 늪이나 연못, 산림, 초목이 무성한 곳은 반복하여 수색하고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다.


상황이 변하거나 위험한 곳은 낌새를 알아차리고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손무가 말한 33가지 낌새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적이 가까이 있는데 조용하면 험한 지형을 믿기 때문이고, 적진이 멀리 있는데 싸움을 걸면 진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적이 진을 친 곳의 진퇴가 용이하면 적이 유리하다. 흔들리는 나무들은 적이 오고 있음이고, 많은 수풀들로 가로막힌 지역에 매복병이 있을 수 있음을 의심한다. 새들이 날아오르면 적이 숨어 있고, 짐승들이 놀라 달라나면 적이 무서운 기세로 오고 있음이다. 흙먼지가 높고 빠르게 일어나면 전차가 진격해 오고 있고, 흙먼지가 낮게 일어나고 퍼지면 보병이 진격해 오고 있음이다. 흩어져 나뭇가지가 있는 데로 가면 땔감을 준비함을 암시하고, 오가는 게 드물면 군무를 맡아보고 있음이다. 말은 겸손하나 방비를 더하면 진격하려는 조짐이고, 거짓으로 꾸며 선봉을 다그치면 퇴각하려는 것이다.


약속 없이 강화를 청하면 모략이 숨어 있고, 반쯤 진격했다 퇴각하면 유인 전략이다. 병장비에 기대어 서있으면 굶주림의 표시고, 이익인데도 진격하지 않으면 피로하기 때문이다. 새가 모이면 적이 비어 있으며, 밤에 큰 소리로 외치면 두렵다는 의미다. 군대가 혼란스러우면 장수의 위엄없어서 그런 것이고, 장교가 화내면 병사들이 지쳤다는 암시고, 죽은 말고기를 먹으면 식량이 떨어졌다는 표시다. 간절하게 타이르면서 군사의 의견에 귀 기울여 듣고 천천히 말하면 사들의 신망을 잃었음을 나타내는 징조다. 포상을 자주 하면 처지가 궁색해서 그렇고, 자주 벌주면 궁지에 빠져 난처한 상황임을 암시한다. 사신을 보내와 사례하면 군사를 쉬도록 하기 위해서다.


 ‘군대 운용’ 군사의 숫자가 많다고 유리한 게 아니다. 힘을 합치고, 적을 충분히 헤아려 쉽게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사를 교육시켜 따르게 하고 내린 명령에 복종하도록 한다. 위엄으로 명령을 내리고 상벌로 기강을 잡는다. 군대는 잘 돌아가며 승리할 수 있다.



인생을 사는데 행군 편에서 말한 낌새를 알아차리듯 상황 변화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알아차린다.  고비를 덜 힘들게 넘어갈 수 있다. 마음의 눈을 떠야 상황 변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관심사항에 마음을 뺏겨 집착하면 마음의 눈이 좁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빠지면 급히 벗어나 넓고 높은 곳에서 내려보는 시각으로 상황 바라본다. 한 번 빠지면 나가는 길이 험하고 좁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으므그런 길은 되도록 가까이하지 않는다.


인생길을 걸어갈 때 복병이 곳곳에 도사린다. 너무 행복해 우쭐대며, 너무 슬퍼 의욕이 안 생기는 때가 위험하다. 복병이 있으므로 자기와 세상의 흐름을 유심히 바라보고 낌새를 알아차리고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대응한다.


돈이 많고 좋은 직장에 다닌다고 마냥 행복한 게 아니다. 기대를 줄이고 현재와 나에 집중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또한 가족이나 동료와 힘을 합치고 그들을 헤아린다.


인생길을 잘 가고 있는지 두렵거나 의심스러울 수 있다. 그럴 때 위험한 곳 수색하듯 정보를 찾아보고 알 만한 사람에게 물어본다. 확인 후 잘 가고 있는 생각이 들면 확신을 가지고 계속 간다. 찾아보고 물어봐도 가는 길을 못 믿고 지금 무슨 짓하는지 불안한 경우 자기를 돌아본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래도 아닌 경우 딴 길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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