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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Jan 01. 2024

24. 힘, 기, 마음과 변화를 다스린다

7.5. 군쟁 편

2015년 8월 큰애가 생일 선물로 손자병법 군쟁 편에 있는 치력(治力), 치기(治氣), 치심(治心), 치변(治變)을 이용해 우리 집 가훈을 쓰고 색칠해서 줬다. 대견한 녀석이다. 어려웠을 것 같다. 이치를 알고, 기르며, 닦자는 내용이었다. 몸과 마음에 힘과 기운을 불어넣고 다스리며 변하는 환경에 잘 순응하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가훈을 쓰는 놀이였고, 현재는 떼어내고 없다.


힘(力)을 기르고, 힘을 다스리며,

기(氣)를 기르고, 기를 다스리며,

마음(心)을 닦고, 마음을 다스리며,

변화(變)를 잘 알고, 변화를 다스린다.

형(形)을 알고, 무상형(無常形)을 지향한다.


손무는 군쟁 편에서 아군과 적군의 힘, 기, 마음의 상태와 변화를 고려하여 공격하라고 했다. 아군은 힘이 좋고 적군은 힘이 빠졌을 때 공격한다. 근처에 있는 아군ㆍ편안히 쉰 아군ㆍ포식한 아군이 멀리서 온 적군ㆍ피곤한 적군ㆍ배고픈 적군을 기다렸다가 친다. 아군의 기는 예리하고, 적군의 기가 나태하며 그만 싸우고 군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 때 공격한다. 아군의 마음은 고요하고, 적군의 마음이 혼란스럽고 떠들썩할 때를 기다린 후 친다. 변화하는 적군에 변화로 대응한다. 정렬된 적군과 당당한 적군은 공격하지 않는다.


싸움은 나, 남과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 상태가 좋고 남 상태가 안 좋을 때 공격한다. 나, 남과 환경은 변하므로 변화에 잘 대응한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군대를 이룬다. 사람은 몸, 에너지와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교나 한의학에서 이를 정(精)ㆍ기(氣)ㆍ신(神), 오행에서 혼(魂), 신(神)ㆍ령(靈), 기(氣), 백(魄), 정(精)이라고 한다. 죽으면 혼은 육신의 집에서 나가고, 백은 묻혀 흙이 된다.


현대적으로 해석해 본다. 하늘에서 채집한 공기, 땅에서 난 물과 음식을 먹고 힘을 담는(정精에 해당). 간에서 수용성 영양물질이 물질대사를 해 포도당(남는 물질은 글리코젠으로 저장) 만들고 심장의 정맥으로 들어간다. 피는 대동맥을 거쳐 모세혈관에서 세포에 영양소와 산소를 전달하며,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영양소를 태워 화학에너지(기氣에 해당)를 생산한다. 뇌와 장은 피에서 전달한 영양소와 산소로 움직이며 여러 신호를 통합ㆍ편집ㆍ해석ㆍ저장  의식과 무의식 작용을 (신神에 해당).


오행으로 보면 정(精)을 저장하는 곳은 신장(콩팥)이라고 한다. 신장은 노폐물을 걸려주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며 효소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 콩팥병은 스텔스기처럼 모르게 서서히 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 정(精)이 부족해 신장 투석, 눈동자 흐려짐, 하체 부실 등이 나타나는 것 같다. 콩팥은 유전적 요인, 당뇨병ㆍ고혈압 등 외부 요인, 노화 등에 의해 나빠진다. 현재까지 치료할 방법은 없다고 한다. 식습관, 충분한 물 마시기, 운동, 체중 조절, 야한 생각 줄이기 등으로 예방한다.


손무는 정(精)ㆍ기(氣)ㆍ신(神)이 부족할 때 쇠하는 이치를 병법에 적용했다. 정(精)ㆍ기(氣)ㆍ신(神)이 아군은 충만하고 적군은 부족할 때 공격하라고 말한다. 정(精)이 힘, 기(氣)가 에너지, 신(神)이 정신이나 마음에 해당한다. 또한 적군이나 상황이 변화무쌍하게 변하므로 그것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한다.


싸우는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치력(治力), 치기(治氣), 치심(治心), 치변(治變)을 고려하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할 수 있다. 힘과 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운동하고, 스트레스 안 받으며, 잘 먹고, 잔다. 뇌와 장이 활성화되어 잘 싼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고요하고(靜), 분별하는 생각과 집착하는 감정에서 벗어난다. 남과 환경을 나만큼 존중하고 이해하며 흐름의 방향을 바라보고 흐름에 내맡긴다. 지금 여기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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