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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08. 2024

51. 평화를 아끼고, 전쟁 치를 때 초상 치르듯 한다

도덕경 제31장

대체로 날카로운 무기는 불길한 도구며,

만물은 아마 예리한 무기를 싫어하므로,

도를 품으면 이런 상황에 머물지 않는다.


군자가 머무를 때는 좌를 중시하고,

군대를 지휘할 때는 우를 중시한다.

무기는 불길한 도구며,

군자의 도구가 아니니,

부득이하게 군대를 지휘하면,

담백하게 지휘함이 최상이다.

이겼으나 미화하지 아니하고,

미화하면 살인을 즐기는 거다.

대체로 살인을 즐기는 자는

세상에서 뜻을 이룰 수 없다.


길한 일은 좌를 높이 여기고,

흉한 일은 우를 높이 여긴다.

지휘 낮은 편장군은 좌에 머물고,

지휘 높은 상장군은 우에 머문다.

요컨대 상례로 치르라는 것이다.


여러 사람을 죽이고, 슬퍼 서러워 울며,

장례 예절로 치름으로 전쟁에서 이긴다.


夫佳兵者, 不祥之器,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부가병자, 불상지기, 물혹악지, 고유도자불처.

君子居則貴左, 用兵則貴右.

군자거즉귀좌, 용병즉귀우.

兵者不祥之器, 非君子之器, 不得已而用之, 恬淡爲上,

병자불상지기, 비군자지기, 부득이이용지, 염담위상,

勝而不美, 而美之者, 是樂殺人.

승이불미, 이미지자, 시락살인.

夫樂殺人者, 則不可得志於天下矣.

부락살인자, 즉불가이득지어천하의.

吉事尙左, 凶事尙右.

길사상좌, 흉사상우.

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 言以喪禮處之.

편장군거좌, 상장군거우, 언이상례처지.

殺人之衆, 以哀悲泣之, 戰勝以喪禮處之.

살인지중, 이애비읍지, 전승이상례처지.


무기는 불길한 도구이므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전쟁은 살인 행위이므로 망자넋을 위로하고 똘똘 뭉쳐 장례 예절로 치른다. 이런 이유로 전쟁에서 이긴다.


'전쟁은 흉사이므로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추구한다.'

자원, 권력 등을 빼앗고자 시작되는 전쟁은 흉사다. 땅은 쪼개지고, 많은 사상자와 난민이 생긴다. 날카로운 무기는 상대를 해치는 불길한 도구다. 도를 품은 사람은 흉사인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추구한다. 군대를 지휘할 때 우를 중시한다는 말은 전쟁이 흉사라는 은유적 표현이다.


'부득이하게 전쟁을 하면 상례로 치른다.'

군대 동원이 부득이한 경우 이익을 탐내지 말고 담백하게 지휘한다. 전쟁을 그럴싸한 명분으로 미화해도 그 본질이 살인 행위라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가족과 이웃이 죽고, 국가가 숙대밭이 되는 전쟁으로 자기 뜻을 이룰 수 없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국토를 확장한 정복자들은 영웅이 아니다. 약소국을 침탈하고 영토를 넓힌 행위를 해방론, 근대화론 등으로 아무리 포장해도 영웅이 아니다. 전쟁을 통해 경제적 이익과 명예를 얻고자 했던 제국주의자나 영웅주의자일뿐이다. 전쟁 영웅들은 대부분 곱게 죽지 못했고, 빼앗아 건설한 제국은 한결같이 망했다.


전쟁은 장례와 같은 흉사다. 승자나 패자나 많은 사람이 죽고 비참해진다. 슬퍼 울고 망자의 위로하며, 장례 예절로 전쟁을 치른다. 슬퍼하고 똘똘 뭉쳐 장례 예절로 치르는 쪽이 전쟁에서 이긴다(31장, 6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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