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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10. 2024

53. 생각대로 안 되는 세상. 과도함을 버린다

도덕경 제29장

세상을 얻으려고 의도로 하나,

보기에 그것은 어쩔 수 없다.


세상의 임금이란 자리는

의도으로 할 수가 없다.

의도으로 하면 실패하고,

잡으려고 집착하면 잃는다.


그래서 만물은

가거나 따르기도 하고,

내쉬거나 불기도 하며,

강하거나 약하기도 하고,

쌓거나 무너지기도 한다.


억지로 안 되는 세상. 과했다가

세상이 반대로 움직이면 망한다.


이 때문에 성인은

심함, 사치와 만함을 버린다.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부득이.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故物或行或隨, 或噓或吹, 或强或羸, 或載或隳.

고물혹행혹수, 혹허혹취, 혹강혹리, 혹재혹휴.

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

시이성인거심, 거사, 거태.


세상은 자기 생각과 상관없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 만물은 본성과 생멸하는 때라는 것이 있다. 의식적이거나 의도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때가 있다. 따라서 성인은 흐름에 순응하고 과도함을 버린다. 심함, 아끼지 않는 사치, 나대는 거만함을 버린다.


'맘대로 안 되는 세상. 때가 있다.'

세상은 자기가 바라는 대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만물은 스스로 시시각각 변화하여 때라는 것이 있다. 세상은 음양의 비중에 따라 생성, 변화, 소멸하는 파도로 출렁거린다. 나와 상대의 생각, 말과 행동은 무수한 파동을 만들며 인생에 영향을 준다. 음과 양은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쌍으로 서로 의지하며 존재한다.


세상은 저절로 이렇기도, 저렇기도 하다. 갈 때도 따를 때도, 약하게 내쉴 때도 강하게 불 때도, 강할 때도 약할 때도, 쌓을 때도 무너질 때도 있다.


반드시 ~해야 한다고 집착해야 자기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임금이란 자리도 마찬가지다.


'흐름에 맡기고, 과함을 버린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이다. 자연의 이치는 내게 영향을 주고, 나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내가 자연의 이치에 미치는 영향보다 자연의 이치가 내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억지로 만물을 변화시키려고 하거나 따라가야 할 변화에 자꾸 저항하는 경우 힘이 들고 되는 일은 없다. 가는 것은 가게, 강한 것은 강하게 내버려 둔다. 무너질 때는 막으려 하기보다 일단 피하고 때를 기다린다.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 환경 흐름과 추세에 몸을 맡긴다.


자기 생각이 맞다고 확신이 들어 과도한 행동을 했는데 세상이 거꾸로 움직이는 경우 망할 수 있다. 과도함을 버린다.


과도해서 버려야 하는 3가지는 심함(甚), 아끼지 않는 사치(奢), 뒷받침하지 않고 나대는 거만함(泰)이다. 간직해야 할 3가지 보배인 자애(慈), 검소(儉), 뒷받침(後)(67장) 반대되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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