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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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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15. 2024

58. 자기 과신이나 자기 과시를 하지 않는다

도덕경 제24장

까치발을 들고 있으면 오래 서지 못하고,

성큼성큼 뛰듯 걸으면 오래 걷지 못한다.

 

자기만 분명히 안다고 하면 분명하지 아니하고,

자기만 맞다고 하면 맞음만 드러나는 게 아니며,

자기의 공을 드러내어 자랑하면 공이 없어지고,

자기에게 자만심을 가지면 오래가지 아니한다.

 

그런 것들은 도를 말하는 데에 있어서,

남긴 밥이나 쓸데없는 행동이라고 한다.

 

만물은 아마도 이런 것들을 싫어하므로,

도를 품고 따르면 이런 상황에 안 처한다.

 

企者不立, 跨者不行.

기자불립, 과자불행.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자견자불명,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其在道, 曰餘食贅行,

기재도, 왈여식췌행,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물혹오지, 고유도자불처.

 

마음은 말과 행동을 통하여 드러난다. 자기를 과신하거나 과시하는 행동은 음이 빠져 부자연스럽고 불편하여 오래가지 못한다.

 

'부자연스러운 행동은 오래가지 못한다.'

까치발로 서거나 성큼성큼 뛰듯 크게 걷는 행동부자연스럽다. 이런 행동들은 부자연스러워 불편하 오래 하라고 해도 오래 하지 못한다. 참새가 황새걸음 하면 다리가 찢어진다는 속담처럼 자기를 과신하여 주제넘게 일을 하다 해를 입거나 낭패를 본다.

 

'자기 과신하다가 환경 변화에 역행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면 환경 변화에 역행하거나 고집을 부린다.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조직이 화합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기만 분명히 안다고 하거나 자기만 맞다고 해봐야 꼭 분명히 알거나 맞다고 할 수 없다. 세상의 이치에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도 있다. 노자는 화도 화가 아니고 복도 복이 아니라는 표현을 화는 복이 깃들어 있고 복은 화가 엎드려 있다고 표현했다(58장).


'자기 과시는 차별 행위다.'

자기 과시는 자기를 올리고 남을 낮추어 남과 경쟁하여 서열을 정하려는 차별 행위다. 인간은 자신을 타인에게 과장되게 드러내어 자신의 존재나 능력을 평가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공로, 존재감은 내가 스스로 맞다고 하거나 인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남이 인정해야 가능하다. 자기 과시하면 사람들은 꼴 보기 싫어한다.


자기의 공을 드러내어 자랑하면 공이 없어진다. 공을 못 세운 사람은 공을 세우고 자랑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그 사람이 낭떠러지로 떨어지기를 바란다. 자기가 가져가야 할 공을 뺏긴 느낌을 받는다. 옛날 레알마드리드에서 뛰었던 H는 가만히 있으면 누구나 뛰어난 선수라고 인정할 만한 선수다. 그러나 H는 자기 과시를 많이 해 동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만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자만심은 남들보다 우월한 존재임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자만하면 건방진 태도를 야기하고 거만해지며 당한 사람에게 반격을 받아 오래가지 못한다. 사람은 못난 존재도 잘난 존재도 아니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도 않다. H란 선수는 자기는 잘났고 자기가 골을 많이 넣어서 그 팀이 잘 나가는 것으로 큰 착각을 했다. 이기려면 수비를 잘해야 하고, H가 골을 많이 넣은 것은 패스를 잘해 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 잘난 게 아니다.

 

주변에 거만한 사람이 간혹 있다. 똑같은 입장의 직원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평가, 보상과 벌을 내리려고 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 주변에 소문내어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든다. 한비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하에 대한 평가, 보상과 벌은 임금의 권한으로써 이를 침해하는 경우 그 신하는 신하로서 위치를 벗어나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도덕경에 거만한 태도에 대한 경계하는 글들이 많다. 방정하지만 나누지 않으며, 청렴하나 상처 주지 않고, 바르지만 오만불손 안 하고, 빛나지만 눈부시지 않다(58장). 낮추기에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66장). 남에게 자애로우며, 꾸미지 않고 소박하며, 뒷받침 역할을 버리고 앞장서 이끌면 죽음뿐이다(67장).

 

아무리 위대한 리더라도 구성원이나 국가보다 위일 수 없다. 부자연스러운 자기 과신과 자기 과시로는 국가나 리더의 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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