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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17. 2024

60. 대립을 포용하여 온전하다

도덕경 제22장

굽어 온전하, 휘어 곧다.

 차, 낡아서 새롭다.

적어 얻, 많아서 헤맨다.

 

이 때문에

성인은 하나로 품어,

온 세상의 본보기다.

 

자기만 분명히 안다고 하지 않으니 분명하고,

자기만 맞다고 하지 않으니 맞음도 드러나며,

자기의 공을 드러내어 안 자랑하니 공이 있고,

자기에게 자만심을 가지지 아니하니 오래간다.

 

그저 다투지 않을 뿐이기에

온 세상은 맞서 다툴 수 없다.

 

예부터 굽어 온전하다고 말하는데

어찌 빈말이겠는가?

참으로 온전하고 대도 회복한다.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幣則新. 少則得, 多則惑.

곡전즉, 왕즉직. 와즉영, 폐즉신. 소즉득, 다즉혹.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

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

不自見故明, 不自是故彰, 不自伐故有功, 不自矜故長.

불자견고명, 불자시고창, 불자벌고유공, 불자긍고장.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고지소위곡즉전자, 기허언재,

誠全而歸之.

성전이귀지.

 

굽음, , 임, 낡음과 적음은 뿌리와 같아 온전함, 곧음, 채움, 새로움, 많음을 낳는다. 한쪽으로 쏠리면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반대의 힘이 쌓인다.

 

드러내고 자랑하여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남에게 양적인 성질을 보이면 부작용이 있다. 잘난 체  미움을 사거나, 실적이 낮은 상대는 열등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드러내 자랑하거나 자만심을 갖는 행위는 남과 싸우겠다는 태도로 오해받기 딱 알맞다. 남을 존중하는 짓이 아니다.


음의 성질인 굽음 등은 양의 성질인 온전함 등과 비교했을 때 더 열등한 가치가 아니다. 상반된 것 모두에 도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음을 등에 지고 양을 껴안는 리더는 상대를 부드럽게 대하고 존중하기에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 음양이 균형을 이루어 온전하며, 대도를 회복한다.

 

'상반되는 음양의 성질은 꼬여 뒤섞여 있고, 반전한다.'

사물을 대략 3가지 방법으로 본다. 겉모습 보기,  겉모습과 움직임 보기, 겉모습, 움직임과 속모습 보기. 초라해 보이는 도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본다.


① 겉모습 보기. 겉모습만을 보는 사람은 초라해 보이는 도인을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고 무시한다.


겉모습과 움직임 보기. 초라해 보이는 사람도 때를 만나면 큰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상황이 바뀌면 그 사람의 처지도 바뀌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현재 이미 도를 깨달은 줄 모른다.


③ 겉모습, 움직임과 속모습 보기. 겉모습 속에 안 보이는 환경과 관계를 고려한다. 초라한 모습 속에 숨어 있는 것을 들여다본다. 나. 남, 환경을 얼마나 아끼는지와 막 대하는지 아니면 부드럽게 조심조심 대하는지 살핀다. 겉은 초라해 보이지만 수준이 높은 도인을 알아본다.


음과 양은 뒤섞여 관계를 맺고 공존하며 하나로 작용한다. 양은 음에 기대어 있고, 공존한다. 익은 벼는 굽어 상처 없이 온전하고, 곧은 벼는 부러진다. 힘을 써 휜 나무는 다시 쫙 펴지려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파인 웅덩이는 물이 고일 확률이 높다. 낡으면 덧대 꿰매거나 새로운 것을 가능성이 높다. 물건이 적으면 하나씩 사 빈 공간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너무 많으면 머리가 복잡하여 버리거나 어디에 넣어 둘 확률이 높아진다. 


'굽히면 온전해지고 휘어지면 곧아진다.'라고 번역하지 않고, '굽어 온전하고, 휘어 곧다.'로 번역했다. 굳어진 다음에 온전해지고 휘어진 다음에 곧아지는 느낌이 아니다. 굽음 그 자체에 온전한 기운을 머금고 있고, 휨에 보이지 않지만 곧음이 있다는 느낌이다. 굽어 있는 사물에 내재된 온전함의 기운을 동시에 본다.


상반되는 음양은 꼬여 있고 한 편의 비중이 극에 달하면 반전한다. 곧은 것은 잘리고 부러지며 휘어진다. 가득 찬 것은 증발하든지 틈새로 빠져나가 비고, 새로운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낡아진다. 적으면 욕구가 강해져 전력을 다해 얻으려고 하므로 많아지고, 많아지면 거기에 빠져 헤매고 가치가 줄어 내팽개치므로 적어진다. 연속선 상에서 보면 굽음과 부러짐, 곧음과 , 채움과 비움, 낡음과 새로움, 적음과 많음은 같이 있고 반전한다

 

'상반되나 공존하는 음양을 포용한다(통합적 사고).'

상반된 둘은 공존하고, 서로 대립하며 마찰과 긴장을 유발한다. 사람들은 음과 양의 성질 중 이익이 될 것 같은 양을 선호한다. 그러나 성인은 음이 없는 양은 있을 수 없음을 알고 음을 포용하고 드러낸다.


자기만 분명히 안다고 하면 분명하지 않다 등(24장)문장이번 장에서 뒤집어 표현했다. 공존하는 음양에 대해 사실적인 묘사다. 일부분만, 특히 좋아하는 것만 강조하면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자기만 분명히 안다고 하지 않으며, 자기만 옳다고 하지 않는다. 공적을 자랑하지 않고, 자만하지도 않는다. 자기 의견과 생각만이 맞다고 하면 남이 틀렸다는 말이다. 내 공적이 높다고 하면 상대 공적이 낮다는 뜻이다. 자만한다는 말은 상대는 나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남과 싸움을 유발하는 공격적인 언행들이다.
 

자기 의견, 생각, 공로와 존재감은 스스로 그렇다고 해서 인정받는 것들이 아니다. 상대가 인정해야 가능한 일이다. 남에게 의견, 생각 등을 인정받고 싶어 자꾸 의도적으로 내세워 봐야 상대의 반감만 커진다. 또한 양의 성질만을 떼어내어 자랑할 수 없다. 상황이 변해 공적이 과오가 되고, 입장을 달리할 경우 공을 세운 사람은 타국 사람에게 원수다. 드러내어 자랑할 공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자만심을 가진 사람은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 건방진 태도를 보인다. 무시당한 사람에게 반격을 받아 오래가지 않는다.

 

'공존하는 음을 포용해야 온전하고 본성을 회복한다.'

온전한 리더는 음의 성질인 굽음받아들인다. 양을 품고 음을 드러내 나와 다른 남을 부드럽게 포용한다. 머리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경우 부담스러워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굽음굴복하는 처세가 아니라 남을 존중하는 겸허의 표현이다.


자기의 생각, 의견 등이 맞다고 생각해 남에게 공격적 언행을 하지 않는다. 남과 환경을 존중하는 리더에게 세상은 시비를 걸지 않아 다툼이 없고 온전하다. 음과 양이 균형을 이룬 대도 돌아간 모습이다.


귀지(歸之)를 대도를 회복한다고 번역했다. 16장에서 온전하면 하늘이고 하늘이면 도라고 했다. 지(之)를 대도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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