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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y 17. 2024

성묘와 털실

예똥이의 일기 7

오늘은 슬픈 날이다.

하늘에 계신 외할아버지를 뵈는 날!


2가지 사실을 알아낸 특별한 날이다.

첫 번째 사실. 외증조할머니와 내 생일이 똑같다.

내 생일과 똑같다는 사실을 납골당 뒤에서 발견했다.


두 번째 사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주 후에 내가 태어났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난 혹시 외할아버지께서 부활하신 게 아닐까?


엄마가 뜨개질하시는 털실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통통통 털실 네 뭉치’

하나는 파랑, 하나는 초록, 하나는 노랑 그리고 빨강.


“어, 어?” 잘못해서

빨강을 떨어뜨렸어. 그랬더니 해가 되었네.

‘삘강색’ 해라서 너무 더웠지.

노랑을 던졌지.

그랬더니 딱 좋았어.

그런데 뭔가 허전했지.

파란색을 던졌지.

그랬더니 하늘이 되었어.

허전하지 않았지만

초록색을 던져 봤지.

그랬더니 갑자기 땅에서 푸른 잔디가 솟아올랐어.


이게 누구 얘기인 줄 아니?

맞아. “하나님’ 이야기야.


혹시 알아?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남은 털실이 있는지.

그 털실을 보면 한 번 하늘 위로 툭 던져봐.


혹시 알아?

갑자기 네 집의 지붕색이 파랑색으로 변하고

그 왼쪽에 주황색 동그라미가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바닥은 분명 초록색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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