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내가 사는 오피스텔 1층 상가에는 <홍일점>이라는 카페가 있다. '수요일은 아메리카노 1천 원'이라는 안내판이 카페 입구에 서 있다. 나는 수요일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한다. 그리고 진열대 유리 너머에 있는 '블루베리 스톤'을 달라고 한다. 크루아상 위에 딸기잼과 생크림 그리고 블루베이를 잔뜩 얹어서 엄청나게 달달한 빵처럼 보인다. 나는 내가 먹으려는 것의 진정한 정체를 알지 못한 채 먹으려고 결심한다.
카페 이름이 홍일점이지만 여자 두 사람이 일한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청 청원경찰 두 사람도 여성이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블루베리 스톤을 주문하려고 다가가는 청일점이다. 도대체 누가 홍일점이란 말인가.
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기 전에 잠시 '따뜻한'이 맞는지 '뜨거운'이 맞는지 헷갈렸지만, 둘 다 알아들을 것이다.
내가 주문할 차례다. 알바가 부산 사투리로 묻는다.
"뭘 드릴까요? 나는 답한다.
"수요일의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다시 묻는다.
"오늘은 아이스가 아니네요."
나는 씩 웃는다.
"3천8백 원입니다. 영수증 드릴까요?"
"아뇨."
"캐리어에 담아드릴까요?"
"아뇨."
"그럼 봉지에 넣어드릴까요?"
"아뇨."
나는 카페를 나오면서 말한다.
"오늘은 아니라고만 했네요."
알바는 그냥 웃는다.
나는 후회한다.
'좋아요'를 한 번만이라도 말할걸....
'이제 묻지 말자.'
카페 홍일점은 없어졌고, 알바도 떠났다. 그 자리에 <공차>가 들어섰다. 내가 '아니오.'라고만 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