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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동 Jul 11. 2023

한라산을 담는 소천지

올레6길을 지나면서 제주대학교 연수원의 위치에 감탄한다. 그 인근에 소천지라 불리는 곳이 있다. 아래로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사람이 모인 장소는 외면하기가 쉽다. 오늘도 아내는 '사람들이 많은데'하며 꺼리는 눈치다. 지난번에도 소천지라는 안내판은 봤지만, 그 때문에 지나친 곳이다. 한번 내려 가보자.

백두산 천지를 축소한 듯한 소천지.

뒤로 한라산은 보인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어 바닷물이 잔잔하면 한라산을 담는다는 소천지.

글쎄다, 한라산이 투영된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긴 하지만.

주변의 바위는 산맥처럼 바닷물에 담겨 일렁인다.

섶섬, 문섬이 까이 다가온다. 서귀포항의 방파제가 나지막한 새섬을 감싸고 있다. 깎아지른 서귀포층에 이어 우뚝 솟은 삼매봉은 고근산을 향해 고도를 높여간다. 소정방, 정방폭포, 자구리해변, 서귀포항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은 도가니 모양을 하고 있다.


물이 맑은 소천지에는 1 급수에 사는 생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화산활동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소천지는 지도상에 검색하면 섬으로 나온다. 진입로를 찾기 힘들다. 인근 차도에서는 뚜렷한 표지판도 없다. 그래서 아는 사람만 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였다. 제주올레 6코스가 지나가는 길목에 있어 올레꾼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유명해진 곳이다.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제주대학교 연수원 옆이고, 구두미 포구에 주차하고 올레6코스를 따라 걸으면 10분 거리다. 구두미에서 정방폭포로 이어지는 숲 속의 바당길은 제주올레가 자랑하는 명품 올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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