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처럼 뜨거운 감정을 대변하는 영혼의 꽃, 해바라기가 피었다. 올봄에 코로나를 걱정하여 만개한 유채밭을 갈아엎었던 자리에 해바라기가 활짝 피었다.
해바라기꽃이 필때 쯤이면 백신접종도 원활해 지고 기온이 올라가면 코로나의 기세가 좀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고 해바라기 씨를 뿌렸던가 보다.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는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인 해바라기는 아메리카가 원산지며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널리 심어 뜨거운 햇살에 가열된 땅 냄새와 함께 여름의 정취를 한껏 더해 주고 있다.손녀를 데리고 해바라기꽃을 구경하려 대저생태공원에 나왔다.
해바라기 꽃은 8~9월경 한 방향을 향해 핀다. 요즘들어 개화기가 점점 빨라진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가 보다. 해바라기는 여러 꽃이 꽃대 끝에 모여 머리 모양을 이루어 한 송이의 꽃처럼 보이는 두상꽃차례로 핀다.
지름이 25㎝에 이르는 꽃은 혀의 모양을 하고 밖으로 길게 뻗은 노란색 꽃, 설상화. 암술과 수술이 있고 중앙 부위에 밀집되어 있는 꽃잎이 서로 달라붙어 대롱 모양으로 생기고 끝만 조금 갈라진 갈색 작은 꽃, 통상화. 그 모양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과 같다.
검은 줄무늬가 있는 열매는 길이가 1㎝ 정도이고, 달걀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난형 곡선이 2개가 있다. 줄기는 2~3m 높이로 곧게 자란다. 전체에 가늘고 억센 털이 있다. 길이가 10~30㎝나 되는 큰 잎은 어긋나기한다.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길다.
해바라기는 씨에 20~30%의 씨유가 포함되어 있어 식용, 비누원료, 도료원료 등으로 사용한다. 또한 한방에서 구풍제, 해열제로도 쓰인다. 꽃말은 '동경, 숭배, 의지, 신앙'이다.
해바라기의 어원은 '꽃이 해를 향해 핀다'라는 뜻의 중국어 향일규(向日葵)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해바라기는 현재 페루의 국화(國花)며, 미국 캔자스 주의 주화(州花)다. 구 소련의 국화이기도 했다.
전쟁의 상처로 서로 헤어져야 하는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태리 영화 '해바라기'(1970년)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던 해바라기 밭의 촬영지가 우크라이나 남서부의 '오데사'다. 이곳은 해바라기 오일 수출로 유명한 곳이다.
'소피아 로렌', '마르체로 마스트로야니', 루드밀라 사벨리에바'가 주연한 이 영화는 영화계 거장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작품임에도 '소련인들의 이야기, 촬영지가 소련, 소련의 국화인 해바라기가 제목'이란 이유로 국내에서는 상영이 금지된다. 1982년 일부 장면 삭제, 제목 변경 등 우여곡절을 그친 끝에 재 편집되어 개봉된다.
김래원, 김해숙, 허이재 주연의 우리나라 영화 '해바라기'(2006년,강석범 감독)도 있다. 이란, 중국, 일본에서 제작한 영화도 여러 편이 있다.
해바라기를 그린 그림도 많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는 '해바라기가 고흐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해바라기를 무척 좋아했다. 태양을 사랑했던 고흐는 태양을 닮은 해바라기를 많이 그렸다.
또, 해바라기를 노래한 시인도 많다. 정지용, 이해인, 류시화, 박노해, 윤동주, 최승호, 윤보영 ㆍㆍㆍㆍㆍㆍ
해바라기 밭 옆에 철 이른 코스모스도 피어 있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고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 있지만, 할머니 마음과는 달리 아이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조형물에 더 관심을 보인다.
벚나무 우거진 낙동강변 30리 둑방길의 강바람이 시원하다. 옷을 벗어 놓고 나무 그늘 속에 앉아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시원한다.
둑길 양옆으로 배롱나무에 진분홍 꽃이 활짝 피었다. 칸나도 붉은 꽂을 곧추세운다. 맥문동도 피었다. 사진 찍기 바쁘다. 아이는 할아버지가 안 온다고 걱정이다. 계속 돌아보며 묻는다.
할아버지 어디 가셨어요?
배롱나무.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인도 등지며,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이다. 꽃말은 부귀, 애교, 웅변이다.
칸나. 원산지는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열대 지방이며, 홍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열대성 초화다. 꽃말은 정열, 쾌활, 영원, 망상, 의혹, 의심 등이다.
맥문동.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등 동북아시아로 백합과에 속하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겸손과 인내', '기쁨의 연속'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