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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동 Aug 30. 2022

배고픈 날의 추억, 찔레꽃

화명 생태공원 1

엄마 일 가는 길엔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이연실의 찔레꽃에서>


5월이 오면 순수하고 청초한 자태를 한 찔레꽃은 다섯 장의 하얀 꽃잎을 쟁반처럼 펼친다. 가운데 노란 꽃술을 소복이 담고 그윽한 꽃내음을 뿜는다.


우리 민족의 정서에 잘 맞는 꽃이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찔레꽃은 배고픔과 슬픔의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시나 노랫말에 많이 등장한다.

찔레 꽃잎을 따서 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던 어려웠던 시절의 상처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가 보다. 껍질을 벗겨서 먹던 연한 찔레 순의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화명생태공원 낙동강변을 걷다가 꽃말처럼 '온화'한 찔레꽃을 만난다. 장미과로 분류되는 낙엽성 관목으로 우리나라 전역 산과 들이나 강가의 햇살이 잘 드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시나무, 들장미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가지에는 가시가 있다. 2m 정도의 높이로 키가 자라며, 끝이 밑으로 처지는 경향이 있다.

잎은 잎자루의 양쪽에 5~9장의 작은 잎이 새의 깃 모양을 하고 어긋나게 붙어 있다. 작은 잎은 길이 2~3cm 정도의 타원형 또는 도란형으로 양끝이 좁아진다. 뒷면에는 가는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톱니처럼 깔죽깔죽하게 베어져 들어간 자국이 있다. 잎자루 밑에 붙은 한 쌍의 작은 잎은 톱니가 있고 아래쪽 부분이 잎자루와 겹쳐진다.

아직 만개하진 않았다. 꽃은 5월에 피며 지름이 2㎝ 정도의 흰색 또는 연한 붉은색이며 꽃잎은 5장이다. 꽃이 줄기에 붙어 있는 상태를 살펴보자. 축이 수차례 분기하여 최종 분기는 긴 꽃대애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피어 전체가 원뿔 모양을 이룬다. 꽃과 가지를 연결하는 소화경에는 털이 나 있다.


열매는 콩알만 한 크기로 빨갛게 익는다. 과육과 액즙이 많고 속에 씨가 들어 있는 열매는 10월이 결실기다. 종기와 부스럼 등에 쓰이는 약재로 영실이라 한다. 뿌리도 약재로 쓰인다. 혈변을 멎게 하고, 종기치료, 감충으로 인한 어린이 배아픔에 효과가 있다.

장미를 재배할 때 병충해 저항력을 키우기 위해 접붙이기 대목으로 쓰인다. 하얀 꽃, 푸른 잎, 빨간 열매까지 연중 내내 감상할 수 있어 관상 가치가 높아 정원수나 울타리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어린순은 먹는다.


참고 문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우리 나무의 세계1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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