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조트 평창에서 앞으로 흐르는 면온천을 따라 출발한다. 천은 면온 IC를 지나등매비룡 수련원 근처에서 평창강과 합류한다. 큰 물이 되어 금당계곡으로 흐른다. 계곡에는 캠프장이 이어진다. 계곡 끝 무렵, 424호 지방도에서 31번 국도로 갈아탄다. 구불구불 흐르는 평창강을 넘나들며 평창군청을 지나간다. 원동재 교차로에서 오른쪽 원동로를 선택한다.
산과 산 사이에 다소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들에는 키가 큰 수수와 옥수수가 자라고 있다. 들깨와 콩도 나지막하게 밭을 덮고 자란다.
밭 가장자리에 한해살이풀들이 꽃을 피워 들녘의 분위기를 아기자기하게 만든다.
'순간의 즐거움, 그리운 사이' 등의 꽃말을 가진 닭의장풀이 잎겨드랑이로부터 자라난 짤막한 꽃대 끝에서 조개 모양의 꽃받침으로 둘러싸여 한 송이의 파란색 꽃을 피우고 있다. 굵은 마디마다 잎이 어긋나게 나 있으며 그 생김새는 대나무 잎과 비슷하다.
달개비, 닭개비, 닭기씻개비, 닭의꼬꼬, 닭의밑씻개, 닭의발씻개 등 닭과 관련된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털진득찰은 꽃말처럼 '지기 싫어' 하듯, '요술'을 부리듯 '신비'롭게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희렴, 희렴초, 희첨 이란 별명을 가진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고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이다.
덕상천이 시작되는 노루목재 밑에서 차를 멈춘다. 배거리산이 파헤쳐진 채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산을 왜 깎고 있을까? 영월 일대는 시멘트 원료인 석회암이 매장된 지대이다.
석회암 광산에서 석회암을 채굴하여 잘게 부순 후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여 시멘트 공장으로 옮긴다.
서강로를 만나 광천교를 건넌다. 이어 방울재공원에서좌회전하여 한반도로로 들어선다. 방울재공원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한반도 지형 주차장이 있다.
영월은 남한강 상류의 맑은 물과 산으로 둘러 싸인 자연환경과 청정 농산물, 단종과 김삿갓 관련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다양한 관광지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한반도면, 김삿갓면, 무릉도원면 등의 이름에서 노력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한반도면(韓半島面)은 면적 69.85 km², 인구 2,872 명 (2022년 2월 기준)인 강원도 영월군의 한 면이다. 본래 이름은 서면(西面)이었으나, 2009년 10월에 '한반도면'으로 변경되었다. 이 이름은 마치 한반도를 닮은 옹정리 선암마을 인근서강의 지형에서 유래하였다.
남한강의 상류인 서강의 물줄기는 면 전체를 휘감아 돈다. 굽이쳐 흐르는 강물과 협곡이 한반도 모습의 지형을 만들어 산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한반도 지형 전망대를 오르내리는 길은 탐방안내소의 좌우에 나 있다. 우리는 탐방소 우측 공연장 옆 계단으로 올라 좌측 계단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한다. 오르는 계단길은 40m 정도이고, 그다음부터는 산책길이다. 걸어서 약 15분이면 800m 가량 떨어진 전망대에 닿는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무궁화 꽃밭을 만난다. 한반도 지형이라서 심은 것 같은데 꽃이 아직 만개하진 않았다.
산책길 옆에 한국, 중국, 일본 원산의 낙엽 활엽 관목인 싸리나무가 붉은 자주색 작은 꽃을 소복히 달고 꽃말처럼 '사색'하듯 '상념'에 잠겨 있다.
전망대에 오르니 한반도 모습을 빼닮은 지형이 감아도는 서강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진다.
한반도 지형이 발달한 이 지역은 다양한 퇴적물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 중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석회암은 조개껍데기나 산호와 같은 석회성분(탄산칼슘)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퇴적암은 수평으로 금이 생긴다. 이를 층리면이라 한다.
석회암은 빗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석회암이 표면에서 녹아 가운데가 움푹 팬 곳이 돌리네다.
이 지역은 서강과 주천강의 합류부에 발달한 자연형 하천 습지로 '영월 한반도 습지 보호지역'이다. 한반도 지형을 비롯하여 하식애, 석회동굴 등과 같은 감입곡류 하천의 특성을 잘 보여 경관이 수려하다.
한반도 지형을 살펴보자. 서강은 대표적인 감입곡류 하천이다. 하천이 흐르는 바깥쪽은 유속이 빨라 주변의 암석을 깎아 절벽이 생기고, 하천의 안쪽은 유속이 느려 모래가 쌓인 것이 보인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하천의 형태가 변화하여 지금의 한반도 모양이 생기게 되었다. 물길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
하중도. 강물이 운반한 자갈, 모래 등의 퇴적물이 쌓여서 강 가운데 섬이 생겼다. 또, 하천 곳곳에 여울과 소가 있다. 수달, 돌상어, 층층둥굴레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공간이 되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시설물이 무엇일까? 배거리산 석회암 광산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채굴한 석회암 이송 시설이다. 한반도 지형 정면에 한일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이 보인다.
한반도면은 석회석의 주산지다. 시멘트, 레미콘의 생산지다. 철도역이 면사무소 소재지가 아니라 쌍용리 쌍용 시멘트 공장 인근에 있다. 태백선 쌍용역이다. 시멘트 산업이 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학교 화단에서 동글동글하게 모양을 낸 회양목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회양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회양목은 석회암 지표식물로 알려져 있다. 석회암 지대가 발달한 북한 강원도 회양에서 많이 자라 회양목이라 한다.
나무 밑둥치에 줄기가 많이 나와 퍼지는 다간형 소나무도 보인다. 키도 꽤 높다.
전망대에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은 서강을 조망하면서 걷는 길이다. 거리는 1.1km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관란정으로 이동하면서 깔끔한 식당이 있어 점심을 먹고 간다. 식당 뒤뜰에서 직접 가꾼 신선한 야채가 식탁에 오른다. 주인아주머니의 친절 또한 인상에 남는다.
식당 앞에 맨드라미, 백일홍, 봉선화, 공작초, 만수국 등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식당 주인의 성정이 묻어나는 정갈하게 가꾼 화단이다. 식당 뒤로 돌아가면 고추가 빨갛게 익어 가는 고추밭과 들깨밭이 있다.